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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박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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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1-25 19:32:0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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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이명박 대통령은 영남 지역의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노무현 정부 때 논의되던 동남권 신공항 추진이 본격화된 시점이다.

정부는 2008년 9월 동남권 신공항을 30대 광역 선도 프로젝트에 선정했다. 이어 2009년 4월 국토연구원은 최초 후보지 35개에서 5개 후보지로 압축했지만, 선택지는 가덕과 밀양 두 곳으로 모아졌다. 그런데 2009년 12월 두 후보지 모두 경제성이 없다면서도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물론 김해공항 확장안도 포함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때만 해도 정부가 백지화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드물었다. 그런데 최종 용역 결과 발표를 앞둔 2011년 초부터 분위기는 묘하게 흘렀다. 여당 정치인들이 국회 회의석상에서 공공연히 백지화를 입에 올렸다. 설마 했던 일은 현실이 됐다. 2011년 3월 30일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신공항 건설을 ‘없던 일’로 만들었다. 애초 정부의 선택지에 없던 결정이었다.

2012년 대선, 신공항은 또다시 불거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산에서 “부산시민이 원하는 공항을 짓겠다”고 했다. 그렇게 또 희망고문은 시작됐다. 용역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맡았다. 가덕·밀양·김해공항까지 세가지 안을 검증한다고 했지만, 누구도 ‘도로 김해공항’으로 결론날 것으로 보지 않았다. 애초 김해공항의 포화와 안전성 문제로 시작된 조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 6월 21일 정부는 ADPi의 보고서를 빌미로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론 내렸다. 역시 부산 울산 경남(PK) 시·도민의 뒤통수를 친 선택이었다.

그리고 2020년 11월 17일, 11개월간의 김해공항 확장안을 살펴본 검증위원회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김해공항 확장안으로는 건설이 어렵다는 얘기다. 사실상 백지화를 결정한 것인데, 검증위는 “선택은 정부 몫”이라고 넘겼다.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일은 예상대로다. 수도권 언론의 가덕신공항 때리기, 선거용이라는 공세 등 철 지난 여론몰이는 지난 10여 년간 한치도 변하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덕신공항의 발목을 잡아 반대급부를 챙기려는 대구·경북(TK)의 노림수도 스테레오 타입이다.

하지만 정부의 침묵은 꺼림칙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동남권신공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한마디 한 뒤 일주일째 말이 없다.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검증위의 검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뒤 묵묵부답이다. 책임 있는 정책 당국자 누구도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신공항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의 ‘가덕신공항 추진’ 입장이 미묘하게 변하는 것도 부울경의 불안감을 부추긴다. 애초 민주당은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에 당력을 모을 것을 시사했다. 그런데 지금은 대구·경북 통합공항, 광주공항 이전까지 ‘패키지 공항특별법’으로 처리하려는 기류가 강해진다.

이것이 가덕신공항 적기 추진을 위한 우회로로 판단했다면 큰 실책이다.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이해관계는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처리한다고 했다. 그런데 전국이 공항으로 얽히는데 가능할지 의문이다. 법안 처리 시기가 지연되면 정부의 입장 발표도 관련 법 처리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 익숙한 정부에 검증위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명분을 만들 시간만 벌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가덕신공항에 있어 역대 정부는 부울경이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렸고, 지역 시도민의 열망을 무산시켰다. 아직 김해공항 확장안이 무산된 것도 아니고, 어떤 당국자도 가덕신공항을 언급하지 않았다. 부울경이 가덕신공항의 첫 삽을 뜰 때까지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만큼은 정부의 선의를 믿고 싶다. 만에 하나 정부가 다른 생각을 한다면, 이번에는 부울경 민심이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서울본부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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