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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보졸레 와인의 행복

  •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책임교수
  •  |   입력 : 2020-11-25 19:56:4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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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누보’의 열풍이 잦아들고 있다.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전 세계로 출시되는 햇와인을 보졸레 크뤼 생산자들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보졸레 물랭아방 마을의 포도밭.
장기 숙성 가능하고 품질이 뛰어난 와인들이 보졸레누보의 그늘에 갇혀 값싸고 가벼운 와인으로 전락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보졸레 와인’의 이름은 중세 도시 보죄(Beaujeu)에서 유래되었으며 보졸레, 보졸레 빌라쥬, 보졸레 크뤼로 분류한다. 프랑스 보졸레 지역을 대표하는 품종 가메는 껍질이 얇고 딸기, 체리 같은 붉은 과일의 맛을 가지고 있다. 포도를 압착해 발효하는 일반적인 방법과 달리 품종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으깨지 않은 포도송이를 줄기째 넣어 만드는 탄산 침용 방법을 사용해 타닌이 낮고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이 많이 생산된다. 하지만 10개 크뤼 마을에서는 발효온도를 높이고 시간을 늘려 타닌이 진하고 잘 익은 블랙베리 향이 나는 장기 숙성 와인이 만들어진다.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성스러운 사랑을 뜻하는 생 따무르, ‘줄리우스 시저’의 이름에서 유래된 줄리에나, 야생 장미향과 우아한 타닌을 가진 가장 작은 마을 쉐나, 풍차에서 유래된 이름을 가진 물랭 아 방, 가장 여성적인 플뢰리, 가장 고도가 높은 밭에 있어 아로마가 독특한 시루블, 타닌·감초·흙의 풍미가 강해 가장 남성적인 모르공, 가장 늦게 크뤼가 되었지만 과일향이 풍부하고 내추럴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레니에, 강건하고 생동감 있는 꼬뜨 드 부루이, 가장 넓은 포도밭에 과일 맛이 좋은 부루이 등 기복이 있는 화강암 언덕에 자리 잡은 10개의 크뤼 마다 타닌, 구조감, 과일 풍미와 더불어 고유의 개성을 지닌 와인이 만들어진다.

저명한 와인평론가 젠시스 로빈슨은 “보졸레 와인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관심을 두어야 할 와인이다”고 했다. 보졸레 와인의 부흥을 꿈꾸며 훌륭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열정이 결실을 거두며 진가가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행운은 타고난다고 한다. 하지만 행복은 노력에 의해 이룰 수 있다. 품질에 비해 저평가되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와인을 노력으로 알린 보졸레 와인. 이제 타고난 DNA와 노력으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는 노력이 있어야 자신이 가진 가치를 빛낼 수 있는 것처럼 참고 견디는 힘이 필요하다.

이제 상술에 부화뇌동하며 잘 알려진 와인만 마시던 시대는 지났다. 와인처럼 세상일도 잘못된 광풍이 잦아들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잘사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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