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미와 유럽항로에서 선복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컨테이너 운임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해운경기가 상당부분 회복된 것처럼 보인다.
또 지난 10월의 전 세계 발주 선박의 70%를 우리나라 3개 조선사가 수주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뉴스만 보면 이미 해운경기는 바닥을 뚫고 하늘로 치솟고 있는 듯하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전 세계 발주 LNG 운반선의 대부분을 우리나라가 싹쓸이 수주를 하고 있다는 등 다시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 국가로 복귀하였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북미항로와 유럽항로에서 선박은 물론 화물을 적재할 컨테이너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컨테이너 제작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해운경기를 선행해서 전망할 수 있는 것은 선박발주량이기 때문에 선박발주량과 무역량을 전반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선박발주량과 우리나라 수주량을 보면, 지난 10월의 전 세계 선박발주량의 69%를 우리나라 조선소가 수주했다. 4개월 연속 전 세계 선박수주량 1위를 달성한 것인데, 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72만 CGT를 기록해서 중국(25만 CGT)보다 3배 가까이 수주했다.
둘째, 2020년 누적 선박수주 실적은 중국이 522만 CGT로 1위, 한국이 377만 CGT로 2위, 일본이 105만 CGT로 3위를 차지했다. 셋째, 2020년 누적 세계 선박발주량은 1156만 CGT로 2019년의 2240만 CGT 보다 48% 정도 감소했다.
넷째, 올 10월 말 기준 세계 수주잔량은 6734만 CGT로 9월 말 대비 1% 감소해서 2003년 12월 6593만 CGT 이후 최저치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2431만 CGT로 1위, 한국이 1902만 CGT로 2위, 일본이 859만 CGT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금년 2월만 해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중국의 생산감소로 우리나라와 북미항로를 중심으로 물동량이 전월 대비 9%, 아시아 유럽항로가 전월 대비 4%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산업생산이 정상화되고, 미국의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로 인한 소비재의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북미항로와 유럽항로에 화물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4/4 분기에 블랙프라이데이 특수가 있었기 때문에 평상시 거래량으로 복귀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역업계와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한진해운 도산을 아쉬워하고, 우리나라 상선대의 대폭 증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처럼의 호황이 오래 동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해운경기는 선박발주량이 선행해서 반영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선박발주량을 좀 더 보수적으로 분석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비록 우리나라 선박수주량이 세계 1위에 복귀했다는 반가운 소식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수치로 나타난 전 세계 선박발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수주잔량도 2003년 이후 최저치인 점은 세계 해운업계가 아직은 현재의 선복량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통계 자료상 2009년 대비 2018년 전 세계 해상교역 규모가 28% 정도 성장한 반면, 상선대 규모는 같은 기간 90% 정도 성장하였다는 점에서 선복공급과잉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있다.
물론 좀 더 분석해야 하지만 최근의 북미항로와 유럽항로에서 선박확보가 어렵고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부진하다는 점과 유엔의 통계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조선업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전 세계 수주량 1위 복귀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선박발주량이 2003년 이후 최저수준이기 때문에 발주량의 부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조선경기의 회복과는 거리가 있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컨테이너의 부족 현상이 해상물동량의 폭증으로 컨테이너 공급량이 부족한 정도라면, 선박건조량이나 해운경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사항이지만, 현재의 부족은 북미 지역으로 유입된 컨테이너가 회수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북미항로의 수출화물은 만선인데, 북미에서 우리나라나 중국으로 복귀하는 선박은 화물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 분석도 있다.
해운경기는 왕복항로 전체를 균형있게 보고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한 경기분석과 이에 따른 정책당국의 단기, 중기, 장기 해운정책과 조선정책이 계속될 필요가 있다.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