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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청년정책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엄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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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1-17 19:37:1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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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실업에 대응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치로 2004년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이 제정되었다. 대한민국은 이 법을 기준으로 지난 15년간 청년을 경제성장을 위한 노동력에 가깝게 규정하고,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청년을 지원해왔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제2조, 청년이란 ‘취업을 원하는 사람’으로서…….” 하지만 저성장의 장기화로 일자리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좁아지는 취업문, 노동유연성 강화 등으로 청년 삶의 불안정성은 높아졌다. 일상을 지키는 것조차 힘에 부치고 미래가 막막하던 청년들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제2조에 의문을 던졌고, 청년기본법 제정 운동이 시작되었다.

“배운 대로 사는 세상은 지났다.” “더 이상 이대로 살 수 없다.” “청년의 삶은 변했는데 왜 정책은 그대로인가.”

취업을 원하는 사람으로 청년을 한정하고, 일자리 문제만을 청년 문제로 단편적으로 해석하던 지난 15년간의 방식으로는 청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새로 도입한 지방정부 청년정책은 교육과정을 마치고 사회로 나아가는 이행과정 전반의 불안정성에 청년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고등학교 졸업과 일자리 진입 사이에 있는 이행기, 출발 시점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사전 조치로, 향후 삶 전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이행기, 출발 시점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는 극심한 격차와 불평등 문제를 짚었다. 개천용지수와 같이 개인의 노력으로 넘을 수 없는 격차가 생겨났고 부모 세대의 학력 및 자산 격차가 자녀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도 이전과 차원이 다른 상황이 된 것이다. 이행을 시작하는 과정부터 격차를 줄이며 출발선을 맞춰나가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청년 참여의 중요성은 논의 및 결정 과정에 소외되어 있던 청년들이 당사자 관점으로 문제를 다시 정의할 필요에서 언급되었다. 다소 파격적이거나 실험적이더라도 새로운 정책적 시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그렇게 지방정부 청년정책은 이행기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청년수당(부산 디딤돌카드)과 청년참여기구(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를 대표정책으로 확대되어 왔다.

하지만 청년정책이 수많은 요구와 만나기 시작하면서 방향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부산만 보더라도 지역을 유지하기 위한 인구정책으로 청년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지역사회의 혁신을 위해 청년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 등으로, 다시 말해 청년의 삶이 삭제된 상태에서 이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객체화, 수단화하는 방향으로 청년정책이 거론되기도 한다.

‘청년정책=일자리정책’이라는 등식이 깨지자마자 각자의 요구가 모여 마치 청년정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처럼 논의가 되고 있다. 청년과 관련 있는 모든 분야를 청년정책으로 해석하게 되는 순간 청년정책의 독자성은 사라지고 문제 해결력 또한 낮아질 것이다.

부산은 타 지역대비 청년정책의 사업 수는 많지만, 예산은 많지 않고 청년 인구 대비 대상 규모도 작은 지역이다. 정책이 소규모 사업 형태로 나열되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는 지역 청년이 효능감을 느끼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지난 9월 부산 청년 약 400명을 대상으로 한 부산청년주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부산 지역사회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35%는 향후 일자리, 주거, 경제적 상황, 미래 준비에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정책은 도입했으나 예산은 여전히 한정적이다. 코로나19 등으로 청년 세대의 불안정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청년정책이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지 못하고 기존 정책을 그대로 묶어내는 것에 그치거나 일부 첨가하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청년정책이 해결해야 하는 핵심 문제, 그것을 위한 정책 수단이 무엇일지를 중심으로 초점을 잡도록 하는 논의와 결정이 중요해진 순간이다.

심오한연구소 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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