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동래부동헌에 풍악이 울리다

  • 김지윤 소리 숲 대표
  •  |   입력 : 2020-11-17 19:36:10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필자는 예전 원주 강원감영 내 선화당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감영은 조선시대 관찰사가 주재하며 정무를 보던 곳으로, 옛 관아를 개방하여 하우스콘서트를 정기적으로 열어 시민이 문화재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점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얼마 전 동래구에 위치한 동래부동헌에서 음악회 사회와 연주를 하게 되었는데 이 곳 역시 조선시대 동래부사가 업무를 보던 곳으로, 부산광역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호이다. 조선 후기 각 지방 관아에 부속되어 있던 교방(敎坊)에는 고을 수령의 행차나 외국 사신의 의전행사를 비롯하여 각종 의례나 연회에서 음악, 노래와 춤을 담당했던 관기(官妓)와 악사, 악공이 있었다. 조선시대 동래부의 규모를 느끼게 하는 동헌에서 펼쳐진 연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를 상상하며 아정한 선비풍류와 잔치를 위한 풍악으로 구성을 했는데, 연주회를 관람한 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건네시는 인사에 보람을 느꼈다.
동래부동헌 연주회 모습. 소리 숲 제공
어린 시절 동래구에서 줄곧 살았던 필자는 동래시장 맞은편에 담장을 따라 이렇게 크고 멋진 옛 관아가 있는 줄 미처 알지 못했다. 또한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옛 정취가 담긴 문화재가 왜 중요한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자연을 느끼며 노래 한 곡조를 읊거나 잔치에 판이 펼쳐지면 자연스럽게 함께 동참하여 연희를 즐겼던 전통사회에서 음악 향유의 모습이 일제강점기 서구식 극장이 생겨나면서 관객은 객석에 앉아 그저 공연을 관람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되었다. 과거 옛 건축물과 옛 음악이 현재의 사람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도시의 기계문명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때로는 옛 숨결을 담고 있는 문화재가 편안한 힐링의 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국립국악원은 정악의 원 무대인 궁궐 안에서 연주하는 고궁음악회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른 오전 7시 30분 창경궁의 아침음악회, 토요일 오전 창덕궁 음악회, 경복궁 경회루 야간음악회 등 임금과 신하들이 연회를 베풀던 그 곳에서 꾸준히 시민에게 궁궐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문화재에 담긴 우리민족의 숨결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건축물에서 듣는 옛 음악은 현대인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옛 건축물이 박물관의 화석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의미가 있다.

우리가 유럽여행에서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도시 전체가 옛 건축물들의 향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과거 현재가 잘 어우러지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재와 더불어 국악을 향유하고 그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지속적으로 보고 들으면 예술로 인하여 삶이 윤택해 짐을 느끼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음악으로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자연과 더불어 문화재의 오랜 역사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온고지신의 마음을 한 번 더 다잡게 된다.

소리연구회 소리숲 대표·음악박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3. 3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4. 4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5. 5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작가 그림이 달라졌다
  9. 9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0. 10[기고]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3. 3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4. 4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5. 5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6. 6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8. 8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5. 5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8. 8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 1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7. 7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탈락 거창군, 자체 조례 제정해 ‘거창형 기본소득’ 추진
  8. 8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