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중부지방에 54일 간(올 6월 24일~8월 16일)의 긴 장마와 8월에 한반도를 통과한 3개의 태풍으로 바다는 쓰레기 폭탄을 맞았다. 7월 말부터 금강 하굿둑 방류로 서천군 해안에는 약 1000t의 쓰레기가 유입되었고, 영산강을 통해 약 5t의 쓰레기가 유입된 목포항은 사실상 마비가 됐다. 또한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내습으로 낙동강 하구의 다대포 해수욕장은 약 6000t의 쓰레기로 뒤 덮였고, 거제도 동부 해안도 약 3만3000t의 쓰레기가 유입됐다.
2018년 해양수산부의 조사에 따르면 해양쓰레기는 육상에서 유입되는 비율이 67%를 차지하고, 그중에서 홍수기 유입량은 약 65%이다. 그러나 올해는 긴 장마와 잦은 태풍 내습으로 홍수기의 쓰레기 해양유입 비율이 예년보다 훨씬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올해와 같은 한반도의 집중호우 경향이 늘어나고, 해수온도의 상승과 북극 편서풍의 약화로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의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도 강해진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홍수기에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쓰레기 해양유입량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는 것이 이른바 이상기상의 뉴 노멀 시대에 큰 과제이다.
2009년 5월에 환경부와 강 유역 자치단체는 5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 수계별 비용분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강 유역 쓰레기 수거·처리비용을 공동으로 분담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상기상의 일상화로 홍수기의 해양유입 쓰레기양의 급격한 증가를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강 유역의 쓰레기 수거량 관리보다는 미국과 같이 해양유입 총량 저감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미국 총량관리제는 맑은 물 법(The Clean Water Act)에 따라 강 쓰레기 감축 목표량을 설정하고 유역 자치단체가 예방·수거·차단막 설치 등을 통해 감축 할당량을 이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마산만의 오염된 해양수질 관리를 위해 2008년에 도입한 ‘연안오염총량관리제도’의 관리대상을 현재의 수질에서 쓰레기로 확대한 개념과 유사하다.
올해 홍수기와 태풍내습으로 강을 통해 해안가나 해수욕장으로 유입된 쓰레기는 연안 자치단체의 비용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홍수때는 강에 설치된 보 방류로 인해 강 주변의 쓰레기나 초목 등이 다량으로 해양으로 유입되므로 해안쓰레기 처리비용의 일부는 수계기금에서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환경부는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수계(水系)의 수질보전 및 물관리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수계관리위원회를 설치했다. 해양 수질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 저감을 위한 정책 협의와 조정을 위해 해양수산부가 수계관리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저감 방안은 플라스틱 제품의 전 생애주기(생산-구입-사용-배출-처리) 관리이다. 그러나 제품 생산은 산업통상부, 폐기물 처리는 환경부의 소관으로 해양수산부 관할 밖이다. 지난 일주일 간 유엔환경계획(UNEP) 주관으로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규제를 위한 국제규범(협약) 제정을 위한 전문가 화상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과 해양폐기물의 생태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플라스틱 산업 규제도 논의돼, 향후 개최될 회의는 환경, 산업, 보건 등 범 부처차원의 종합대응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의 정부조직체계로는 통합대응에 한계가 있다. 미국은 해양쓰레기법(2006)에 근거하여 해양정책을 담당하는 해양대기청(NOAA)를 중심으로 부처 간 협력 확대와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해양쓰레기 조정 위원회(IMDCC)’을 설치했다.
우리나라도 국내외의 큰 이슈인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업무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산자원부, 외교부, 식품안전처 둥 관련부처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해양폐기물 관리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