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한달여 남은 2020년을 전 세계의 일상을 바꾼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마감된 해로 기억할 것 같다. 이제 많은 사람에게 ‘포스트(POST) 코로나’보다 ‘위드(WITH) 코로나(코로나의 일상)’의 과제가 더 중요하게 됐다.
미증유의 코로나 사태 속에서 관광마이스산업은 특히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하지만 국제관광도시를 자처하는 부산의 경제 회복 동력은 결국 관광마이스산업에서 찾아야 한다. 그 해법의 중심에는 가덕신공항과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건설, 벡스코 제3전시장 확충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관광마이스산업의 도약이 가시적인 인프라 구축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 유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로컬 인바운드 여행사의 부족, 해외 여행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거대 여행사가 지배하는 여행산업의 유통 구조, 겨울철 관광의 비활성화 문제 등이 여전히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특히 부산 관광마이스산업의 인프라 확충과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행정 규제에 얽매이다 ‘깡깡이 유람선’ 허가에 1년이나 소요됐고 만디버스는 콘텐츠 차별화에 실패해 결국 철수했다. 부산다운 콘텐츠의 경쟁력 확보에 대한 절심함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최근에는 부산지역 한 건설사가 시에 제안했던 인공 서핑 물놀이시설인 웨이브파크가 경기 시흥시에서 개장한 것을 두고 곳곳에서 아쉬워한다. 시의회와 지역 언론은 이 문제를 공무원의 복지부동 때문에 지역 자본이 역외로 유출된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다. 전남 목포는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시가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 각종 규제를 혁파하면서 유달산을 잇는 해상 케이블카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이웃 울산은 현직 시장이 선거 공약으로까지 해상케이블카를 내걸며 사업을 이끌고 있다. 베트남 다낭 빈펄랜드, 홍콩 옹핑365 등 외국 사례는 수없이 많다. 부산시도 이제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체류형 고급 복합리조트 등 민간투자기업들이 계획하는 관광개발사업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시점이다.
혹자는 코로나 시국에 “무슨 케이블카와 체류형 복합리조트냐”고 할 수 있지만 얼마전 국제신문 KNN 등이 공동주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웹 기반 부산시민 대토론회’가 시민의 갈증과 생각을 잘 드러냈다. 세 번째 세션으로 진행된 ‘관광마이스 산업의 미래와 전략’ 토론회에서는 산업의 회생과 도약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다른 세션에 비해 가장 많은 실시간 접속자(1만3405명)와 댓글(425건)을 기록한 가운데 국제관광도시로서 부산만의 콘텐츠를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컸다. 해운대와 이기대 간 부산관광해상케이블카 건설에 대한 열띤 토론이 돋보였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필자는 코로나 사태에서는 안전과 위생이 보장된 모범적인 체류형 관광과 관광에 굶주린 국민에게 야간관광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힐링이 절실한 시기에 현대인에게 야경이 포함된 케이블카와 체류형 복합리조트는 겨울철 관광 비수기를 타개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다들 경제가 어렵다지만 여전히 부산은 기회가 많은 도시이다. 올 초 정부로부터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여기에 민간사업자들이 갖가지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민간사업자들이 치열한 고민 끝에 개발한 귀한 콘텐츠들이 모래처럼 흩어지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시민사회단체 등 일각에서 우려하는 문제는 공론화장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해법을 찾으면 된다. 지역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최대공약수를 찾는 시스템과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견월망지(見月忘指,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손가락만 들여다 볼 뿐 정작 달은 쳐다보지 않았다)’의 우를 범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