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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케이블카, 짚트랙, 출렁다리 그 다음은 /이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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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1-04 19:25:3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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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토록 출렁다리를 사랑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요 몇 년 사이에 전국에 걸쳐 출렁다리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10년 전, 20년 전이라고 출렁다리가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21세기로 접어들 무렵만 해도 나라 안에서는 고작 월출산 구름다리와 대둔산 금강구름다리 정도가 명성을 떨쳤을 뿐이다.

해발 510m에 설치된 전남 영암의 월출산 구름다리는 천황사 코스로 정상을 오르려는 사람이 꼭 거쳐 가야 하는 명소다. 월출산 구름다리는 1978년 처음 설치됐다. 아마 이름 있는 출렁다리 가운데는 연대가 가장 앞설 듯하다. 물론 지금의 다리는 2006년에 새로 만든 것이다. 전남 완주와 충남 논산·금산에 걸친 대둔산의 금강구름다리는 1985년 개통돼 실제 나이로는 월출산 구름다리를 앞선다. 이 두 출렁다리는 산깨나 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르는 곳이다.

2005년 경남 창원 적석산에 이어 2008년 경북 봉화 청량산에 각각 길이 60m와 90m의 출렁다리가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출렁다리는 등산 동호인이나 찾는 지역 명물 정도의 존재였다. 그런데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6년 9월 150m 길이의 경기 파주시 감악산 출렁다리가 개통한 데 이어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8년 1월 개통된 원주 간현유원지의 200m 길이 소금산 출렁다리가 뛰어난 접근성을 바탕으로 수많은 탐방객을 끌어들였다.

전국의 지자체가 출렁다리 레이스에 뛰어든 것이 이때쯤부터다. 산악, 호수, 강, 바다 가리지 않고 ‘더 길거나, 더 높거나, 더 특이한’ 출렁다리를 만드는 데 열을 올렸다. 소금산 출렁다리의 기록은 지난 3월 개통한 270m 길이의 전북 순창군 채계산 출렁다리가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지난달에는 경남 거창의 우두산에 길이는 짧지만 국내 최초로 세 지점을 연결한 출렁다리가 개통했다. 가히 출렁다리 무한 경쟁에 들어간 양상이다.

충남 예산군의 예당호에는 국내 최장이라는 402m의 호수형 출렁다리가 지난해 4월 개통했다. 이 다리는 개통 19개월 만에 탐방객 400만 명을 넘어섰다. 예당호의 예를 보면 관광객 유치가 지상 과제가 된 요즘의 현실에서 출렁다리가 큰 몫을 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출렁다리는 안전이 확보된 스릴을 느낄 수 있고 높은 데서 조망을 즐기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성정과도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코로나19시대에 좁은 공간에 한꺼번에 많은 탐방객이 몰리는 걸 환영할 일만은 아닌 듯하다. 게다가 언제나 관광객의 눈길은 새로운 ‘스타’에 쏠린다. 개통 초기에는 반짝하며 탐방객을 불러들인다. 그런데 더 길고, 더 높고, 더 특이한 출렁다리가 개통하면 이내 탐방객은 발길을 돌린다.

개통 효과는 그리 길지 않고 탐방객 수는 빠른 속도로 하향 곡선을 그린다. 예당호의 최장 기록조차도 2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내년 초 개통하는 충남 논산의 600m 길이 탑정호 출렁다리에 밀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지자체의 관광 인프라 따라하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케이블카가 그랬고 짚트랙과 스카이워크가 그러했으며 모노레일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출렁다리도 그중 하나다. 올해 초 기준으로 전국의 출렁다리가 160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경쟁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관심이다.

길이 320m로 국내 최장 산악형 출렁다리를 목표로 하는 대구 팔공산에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예산 낭비와 자연 파괴 논란으로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비단 대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논란에서는 배우지를 못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유튜브 콘텐츠가 화제가 됐다. 서울과 부산, 전주 등 6개 지역을 소개하는 1분30초 남짓의 짧은 홍보 영상은 조회 수가 3억 회를 넘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히트 했다. 정부 산하기관이라는 딱딱한 조직에서 이런 ‘물건’을 내놨다는 걸 신기해하는 댓글이 숱하게 달릴 정도로 이들의 아이디어는 신선하면서도 창의적이다. 이런 창의성이 왜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 인프라 구축에서는 발휘되지 않는지, 항상 드는 의문이다.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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