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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대통령의 ‘2050 탄소 중립’ 선언과 실행 전략 /오기출

  •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  |   입력 : 2020-11-04 19:26:3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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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대통령은 국회 시정 연설을 통해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연설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탄소 중립이란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일부 남은 온실가스도 나무 심기 등으로 흡수해 온실가스 순(Net)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지구촌의 합의다. 2018년 우리나라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7억 2760만t을 기록했다. 국제사회는 한국이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면서 해결 노력이 미미한 기후악당(Cliamate Villain) 국가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런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 기후변화로 50일의 폭우, 4번의 태풍에 피해와 고통을 받은 우리에게 대통령의 탄소 중립 선언은 환영할 일이다.

지난 정부들도 온실가스 감축을 선언했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2020년에 예상 배출량의 30%를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선언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해인 2010년 온실가스가 9.8% 늘어났다.

2015년 박근혜 정부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37% 감축, 5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온실가스는 매년 증가해 2018년 7억 2760만t으로 늘어났다. 결국 10년 동안 선언만 있고, 감축 노력은 없었다. 여전히 문제는 선언의 실행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 중립’ 선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코로나19, 기후변화, 경제 위기가 한꺼번에 우리나라를 흔들고 있는 지금, 탄소 중립은 위기 돌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 기후위기가 만들어낸 신종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도 있고, 신산업과 일자리로 경제 활성화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실행을 제대로 하려면 우리 현실을 섬세하게 보아야 한다. 문 대통령이 탄소 중립을 선언할 당시 언급한 그린 뉴딜의 현실은 어떤가? 7월 16일 산자부와 환경부는 2025년까지 그린 뉴딜에 73조4000억 원을 투자하고, 온실가스는 1229만t 감축할 계획이라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국내에 온실가스 주범인 7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시설용량 7.24기가)가 만들어지고 있다.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을 평가해온 ‘기후행동추적(CAT)’은 지난달에 “한국 정부는 석탄 관련 기업을 지원하고, 2030년 온실가스 감축 계획도 매우 미약하다”고 평가한다. 탄소 중립 선언, 그린 뉴딜과는 완전히 모순되는 현실이다. 탄소 중립을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탄소세 도입’이다. 탄소에 가격을 부과하여 공짜 탄소가 없다는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 올 7월에 발표한 미국 민주당 정강 정책은 탄소에 가격을 부과하는 것만으로 지구촌 온실가스 30%를 줄인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 시 미국은 우리나라에 탄소세 압박을 가할 것이고, 동맹국이기 때문에 더 지독하게 요구할 것이다.

아울러 탄소 중립을 선언한 마당에 탄소세는 그 실행 전략이 될 수 있다. 탄소세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30%의 책임이 있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정리되고, 석탄 금융도 사라지게 된다. 문 대통령이 이번 시정 연설에서 밝혔듯이 “석탄발전을 대체에너지로 전환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창출하여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탄소세는 시민들게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혜택을 보장해야 한다. 탄소세의 상당 부분을 기후 위기, 경제 위기, 감염병 위기로 피해를 보는 시민을 위해 사용하면 된다. 미국 뉴욕 주는 10월 현재 313개 주민 공동체, 870만 명(인구의 46%)이 참여하는 그린 뉴딜을 시행하고 있다. 뉴욕 주 그린 뉴딜 예산과 펀드 중 최소 35%를 주민 공동체에 지원하고 있고, 그 혜택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유럽의 그린 뉴딜도 ‘정의로운 전환’ 정책으로 시민 공동체 보호와 혜택을 보장한다.

우리도 이렇게 하면 시민이 30% 온실가스 감축을 책임질 수 있다. 선언만으로 시간 낭비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 탄소 중립을 목표로 잡았다면 실행도 과감해야 한다.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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