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속담에 ‘아이 양육은 빌리지(마을 전체)가 함께한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은 아이를 키우는 데 공동체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얼마 전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10세 형이 8세 동생에게 라면을 끓여주다가 불이 나 큰 화상을 입고 의식 불명에 빠진 사건이 있었다. 이후 두 형제가 겨우 의식을 차렸지만 동생은 결국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 사회 곳곳에서 20여 억 원의 온정이 모였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빌리지 역할을 확대해 이 같은 불행을 겪는 아동이 없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올해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본부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 재단과의 인연은 6년 전 네팔에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를 다시 지어주는 프로젝트를 후원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몇몇 아동을 후원하기 시작했고 현재 17명의 아동에게 매월 40만 원을 후원한다. 이후 필자의 기업에서 직접 진행하던 사회공헌활동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더 많이 위임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전 직원과 세 자녀도 일정액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한다. 그리고 짧은 기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기부자 중 전국 세 번째 고액 기부자가 되기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1948년 기독교아동복리회의 난민구제사업으로 시작되었고, 1957년 한국전쟁에서 피해를 본 아동의 25%를 지원했다고 한다. 1979년 한국어린이재단과 2008년 아동 중심 전문기관으로 재정비해 어린이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010년 초록우산을 대표 커뮤니케이션 브랜드로 런칭했다.

필자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재단은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돕는다는 명확한 목적과 독창성을 가진 유일한 NPO(Non Profit Organization)이다. 그리고 72년의 긴 역사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가지고 효과적으로 아이들을 돕는다.

둘째, 무엇보다도 진정성과 투명 경영을 하는 믿을 수 있는 NPO이다. 비영리공익 부분에서 삼일투명경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셋째, 국내에 기반을 둔 전국적 아동복지·아동옹호기관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52만 명의 후원자가 있다. 그리고 그린노블 클럽이라는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분들이 있다. 현재 부산의 그린노블 클럽 회원은 40여 명이다. 그린노블 클럽 가입은 5년 내 1억 원을 기부 약정하면 된다. 그린노블 클럽 회원들은 산타원정대, 아이리더 발대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 특별히 돕는 멘토 역할을 한다. 얼마 전에도 최불암 전국 후원회장을 비롯한 각 지역 후원회장이 모여서 후원 및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넷째,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하면 필자가 의도하는 후원을 더 원활히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자가 추구하는 사회공헌은 동시에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회 공유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강과 기부를 동시에 챙기는 365 건강기부 프로젝트, 지역 주민·직원·협력사가 함께 봉사하는 김장김치 담그기, 아동주거 환경 개선 등이 대표적인 사회 공유가치 프로그램이다.

10여 년 전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몇 번 탐독한 적이 있다. 다양한 정의론이 있지만 결국 정의는 공공선에 기반을 둔다는 것에 공감했다. 칸트의 의무론처럼 아무런 이익이 없더라도 당위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 공공선을 행하는 사람이 더 많을수록 사회는 긍정적 외부 효과가 커지고, 더 좋은 세상, 정의로운 사회에 가까워진다고 믿는다.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좋은 일을 하면서 긍정적인 이야기로 인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정서를 키우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행복감도 커질 것이다. 또한 정신적인 건강도 더 좋아지고 자신감과 자긍심도 올라 갈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분야의 성과와 비즈니스도 좋아지는 선순환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필자가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좋은 건강(신체, 정신, 마음), 좋은 가장, 좋은 비즈니스, 지역사회공헌이다. 이 네 가지를 동시에 추구해 개인적인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이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생이라는 책의 저자는 나 자신이다. 내일 이 페이지를 넘기면 새 글이 시작된다. 사실에 기반을 두고 내용이 좋아야 한다.

나는 오늘 무엇을 적었고, 그리고 내일 무엇을 적을까 한번 생각해 보자. 이것이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이다.

㈜경성리츠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