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빨간약의 변신이 기대된다 /박지욱

  • 박지욱 신경과 전문의
  •  |   입력 : 2020-10-26 19:46:48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과학자들은 코로나19를 치료할 신약과 예방할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미 안전하게 사용 중인 약들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바이러스약, 말라리아 치료제, 기생충약, 스테로이드 … 이미 언론에서 한바탕 각광을 받은 약들이다. 여기에 더해 ‘빨간약’도 등장했다. 지금 우리가 흔히 상처에 가볍게 발라주는 빨간약은 소독제의 일종인 포비돈-요오드인데 이것을 코에 뿌려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발견해 연구 중이라고 외신은 전한다.
   
빨간약은 한 세대 전에는 ‘아까징끼(赤丁幾)’라 불린 소독약의 대명사다. 이 이름은 ‘빨갛다(赤)+팅처(tincture; 丁幾는 약 성분을 알코올에 녹인 것)’를 뜻하는 일본어이고, 빨간약은 아까징끼를 우리 식으로 부른 이름이다. 소독 성분은 수은(水銀)이다. 지금은 기피하는 중금속이지만 수은은 오랫동안 피부병이나 매독 치료제 또는 피부 미백제로 널리 써왔다. 19세기가 되어서야 수은의 항균 능력이 입증됐고, 1919년에는 존스홉킨스병원의 비뇨기과에서 일하던 의사 영(Hugh H Young)이 수은을 이용해 머큐로크롬(mercurochrome)을 만들었다. 머큐로크롬은 살균력이 강한 소독제로 처음에는 혈관에 주사해 쓰기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상처에 바르는 물약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이것이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에 들어와 아까징끼로 불린 소독제다.

빨간약은 만병통치약이었다. 상처가 생기면 어디든 발랐다. 하지만 수은 중독으로 ‘미나마타병’에 걸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세기 말부터는 사용이 금지됐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빨간약을 바르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가? 놀랄 것 없다. 지금 쓰는 빨간약은 수은이 아닌 요오드(沃素)가 주성분인 포비돈-요오드(Povidon-iodine)다. 안심해도 된다.

요오드 소독제의 역사는 프랑스에서 시작한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해군력 증강을 위해 많은 나무를 베어내 전함을 만들자 나무를 태운 재로 만들던 비누 생산이 어려워진다. 그리하여 궁여지책으로 해초 다시마를 태운 재로 비누를 만든다. 1811년 비누 원료인 해초에서 요오드 성분이 발견되고, 해군 군의관들은 요오드에 소독 효과가 있음을 알고 부상병 치료에 썼다.

1829년 프랑스 의사 루골(Jean Lugol)이 요오드와 칼륨을 물에 녹인 ‘루골 용액’을 개발해 부상병 치료에 쓰기 시작했고, 1908년 요오드를 알코올에 녹인 요오드 팅크(沃度丁幾)가 개발돼 피부 소독제로 쓰이기 시작했다. 머큐로크롬보다 세상에 더 빨리 나온 셈이다.

하지만 루골 용액, 옥도정기, 머큐로크롬 모두 상처에 바르면 몹시 따갑다. 그러고 보니 겁 없는 개구쟁이들도 빨간약이 바르기 싫어 줄행랑을 놓지 않았던가? 그리고 약을 바른 자리는 오랫동안 빨간 물이 들었다. 이런 결점을 없애고 소독 효과를 극대화한 최강의 요오드 성분 소독제가 포비돈-요오드(베타딘)이다. 요오드 소독제는 세균은 물론 바이러스와 곰팡이도 죽인다. 200년 가까이 써왔지만, 요오드에 내성을 가진 병원체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소독약이다. 그래서 지금도 외과 의사들의 손도, 수술 부위도 모두 요오드로 소독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잘 쓴 요오드 소독제가 어서 안전하고도 효과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소독제로 널리 쓰이면 좋겠다. 누구나 들고 다니며 수시로 코 안에 뿌리고, 입안을 헹구어 코로나 감염을 막으면 좋겠다. 하지만 갑상선 환자나 신부전 환자 등은 요오드가 해로울 수도 있다. 그래서 아직 섣불리 쓰면 안 된다. 안전하고도 효과적인 용법은 아직 연구 중이니 조금만 더 기다리자.

   
안전한 요오드 사용법이 나온다 해도 30초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마스크 착용은 잘하는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 손 씻기는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다. 손 씻기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공원, 주차장, 거리에도 공공 세수대(洗手臺)도 설치하면 어떨까? 사실 바르는 소독약보다 비누로 30초 손 씻기가 코로나19 예방에는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신경과 전문의·메디컬티스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6. 6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논란의 AG
상표권 알박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중수청·공소청 혼란 땐 수정 보완 주저 말아야
북 미사일 위협 속 ‘빈총 경계’ 안보 불안 키워선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