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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아동 주거권을 생각하다 /이동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10-20 19:59:4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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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기본법’이 제정된 지 5년이 지났다. 이 법은 주거복지 등 주거정책 수립·추진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주거권을 보장해 국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 수준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2015년 이전에는 ‘주택법’이 있었는데, 1972년 제정한 주택건설촉진법을 근간으로 집을 짓고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후 주거기본법을 만들면서 공급 위주 주거정책에서 주거복지 향상으로 방향 전환을 꾀했다.

특히 이 법은 그동안 헌법과 세계인권선언 등에 추상적으로 규정됐던 ‘주거권’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뜻깊다. 주거기본법 제2조에서 국민은 관계 법령 및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물리적·사회적 위험에서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된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주거권)를 갖는다고 명시했다. 또한 국민 주거권 보장을 위한 책무 규정을 확대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주거급여 등 주거복지를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체계를 구축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위한 조직과 인력, 예산 등을 확보하도록 하였다.

주거기본법 제정 뒤 5년이 지난 시점에 돌아보면 주거복지 차원에서 일정 부분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특히 아동 주거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다. 가정 내 거주하는 빈곤 가구 아동, 원가정 해체 등으로 시설에 살게 된 시설 거주 아동, 거리에서 지내는 아동·청소년의 주거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10월 첫째 월요일은 UN이 1986년 정한 ‘세계 주거의 날’이다. 열악한 주거환경 속 사람들에게 관심을 높이고 주거가 기본권리임을 알리고자 제정했다. 그러나 아동 주거권 보장을 위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충분하지 않다. 지난해 정부가 ‘아동 주거권 보장 등 주거지원 강화 대책’을 내놓는 등 약간 변화가 있지만, 문제 인식이나 정책 접근 방법 논의는 출발단계에 머물러 있다. 18세 미만 아동과 함께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사는 세대를 대상으로 ‘아동주거빈곤가구 매입임대주택’ 공급도 시작했지만 걸음마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부터 국제신문이 ‘10대의 빈곤 시즌2-아이에게 집다운 집을’ 시리즈를 통해 아동주거빈곤 문제를 깊이 다룬 것은 매우 뜻깊다. 기사에서 주거빈곤에 내몰린 세 아이 사례를 통해 부산지역 주거빈곤 아동 실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어 부산의 주거빈곤 특징은 지역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은 살인적인 집값 영향으로 영화 ‘기생충’처럼 지하·반지하 주택 또는 옥탑방 비중이 높은 반면, 부산은 산복도로변에 다닥다닥 붙은 노후 주택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지은 지 수십 년 된 데다 수리도 제때 안 된 단독주택들로, 최저주거기준 중 필수설비와 구조·성능·환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별 주거빈곤 아동 관련 통계도 살폈는데, 부산의 주거빈곤 아동은 5만1357명으로 전체 아동의 8.5%,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이 7.8%, 주택 이외 기타 거처 비율이 0.5%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아동옹호센터와 함께 주거빈곤 아동 설문조사도 했다. 응답 아동 절반이 다른 집에서 살며, 살고 싶은 집 1위는 ‘면적이 넓은 집’이었다. 주거는 사회안전망의 기본으로 건강·방역 등 전 분야로 이어진다.

이번 국제신문의 기획은 부산지역 아동주거빈곤 문제를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아동의 빈곤예방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있지만, 이 법은 빈곤아동이 복지·교육·문화 등에서 소외·차별을 받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에 주거 문제는 빠져 있다. 법 개정을 통해 빈곤아동 주거 실태를 조사하고 지원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도 빈곤아동을 정책 대상으로 명시해야 한다. 나아가 부산시 차원의 ‘(가칭)아동주거빈곤가구 지원 조례’ 제정도 검토하면 좋을 것이다.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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