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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부산의 ‘사전협상제도’ 활성화를 기대하며 /김은지

  • 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 변호사
  •  |   입력 : 2020-10-14 19:48:4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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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관리계획이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토지 이용과 교통·환경·경관·안전·산업·보건·문화에 관한 계획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용도지역이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변경 ▷기반시설의 설치나 개량 ▷도시개발사업 또는 정비사업에 관한 계획을 포함한다.

   
그림=서상균 기자
그렇다면 국민은 자신이 거주 또는 소유하고 있는 토지(지역)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의 수립이나 변경을 요구할 권리가 있을까. 우리나라 법은 행정청이 아닌 국민에게 도시계획에 대한 계획변경청구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도시계획은 국토 건설종합계획의 효율적인 추진과 국토이용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장기적·종합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는 일정규모 이상의 토지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 구역의 지정·변경이나 지구단위계획의 수립·변경이 필요한 때를 대비해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사전협상제도는 개발 주체가 도시관리계획 수립권자(행정청)에게 토지 용도 변경을 요청할 경우 행정청이 개발주체와 사전협상을 통해 토지가치 상승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공공에 환원하는 제도다. 2009년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한 서울시는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사업자로부터 토지가치 상승분 1조7000억 원을 환수해 주변 지역 인프라 개선에 사용했다. 현재 부산시도 사전협상제도를 운용 중이다.

사전협상제도는 우리의 법과 도시계획체계에서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첫째, 미래에 발생할 개발이익 중 공공의 몫을 전제로 하여 개발이 시작되는 새로운 방식의 제도이다. 우리나라 토지 이용규제의 기본은 용도지역제이다. 용도지역제는 토지 용도를 사전에 결정하고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는 탄력적인 개발을 하기가 어렵다. 용도지역제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지구단위계획 역시 단점을 노출했다. 기존 용도지역의 제한을 완화하여 토지개발이 가능하게 된 반면 막상 개발이 끝나고 나면 기반시설 부족이나 교통·환경 문제를 발생시키는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사전협상제도는 개발 전 단계에서 미리 발생할 수 있는 토지개발의 역효과를 예방·축소하는 동시에 토지 용도 변경에 따른 가치 상승분을 공공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둘째, 기존 도시계획 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적인 제도라는 것이다. 과거 대규모 용도지역 변경이나 도시계획시설 변경은 사전에 예견되지 않았던 이익을 발생시켰다.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이러한 이익에 대한 사회적 환수체계는 미흡했다. 도시계획 변경에 대한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개발이익 사유화와 특혜시비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청은 개발 억제 중심의 도시관리체계를 운영해 왔다. 법이 주민이나 이해관계인의 도시계획 참여를 제한하는 ‘하향식 도시계획체계’를 유지한 것이다. 이러한 하향식 도시계획체계에서는 개별 토지 상황에 맞는 창의적 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용도지역제의 경직성 때문에 효율적인 토지이용이 어렵고 민간의 재산권이 제약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사전협상제도는 기존 허가권자가 협상의 주체가 되어 민간의 창의성과 공공성을 조화시킨다는 점에서 보다 선진화된 도시관리체계라고 할 것이다. 부산시가 지역발전 파급효과가 큰 토지에 대해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주는 대신 개발자와 공익적 기여를 협상하는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전협상제도는 그간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에서 합리적이고 쌍방향적인 방식으로 도시관리의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고, 새로운 개발방식을 유도하는 선제적 변경의 통로라 하겠다. 부산시가 사전협상제도를 공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운용하려면 협상 주체들의 공공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함께 공공기여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성연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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