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이 60㎏ 이상으로, 세계 1위라고 한다. 수산 강국으로 알려진 노르웨이, 일본의 수산물 소비량보다 5㎏ 이상 많다. 2019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59㎏으로 해마다 감소한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 우리 식생활에서 수산물 비중은 높아가며, 주식인 쌀보다 반찬으로 섭취하는 수산물 양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국민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하는 수산물에 대한 국민의 사랑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다.
문제는 수산물 소비는 증가하지만,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해마다 감소한다는 것이다. 2016년, 40여 년 만에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100만t 이하 시대로 접어들더니 지난해에는 91만t에 그쳤다. 1980년대 연간생산량이 170만t에 달한 것에 비하면 50% 가까이 줄었다. 국민의 수산물 수요가 꾸준히 늘어, 공급을 안정되게 유지하려면 생산량이 증가해야 함에도 우리나라 수산업은 크게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양식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난해 수산물 수입비용은 7조 원 정도로 이미 많은 돈을 지불했다. 이는 곧 어업인 소득이 줄고 물가에도 큰 악영향을 미쳐 어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인 셈이다.
그렇다면 수산물의 안정된 공급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필자는 어선어업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될 것으로 본다. 어선어업 생산량을 늘리려면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 하는, 현실에 맞지 않는 수산업법을 개정하고, 어민의 목소리를 정부가 귀담아들어 정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시행·추진하고도 별다른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어업인이 납득할 만한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일관된 정책이 필요한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성과는 없고, 무의미한 정책으로 어업인의 시름은 커져만 간다. 왜 그럴까? 현재 수산업은 생산 부진으로 지역 간, 업종 간 어업인 갈등의 불씨도 커져가고 다툼도 늘고 있다. 갈수록 연근해 어장 환경이 나빠지고,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 활동, 바다쓰레기 투기에 따른 서식장 훼손 등은 수산자원 감소의 큰 원인이 된다.
이런 수산업의 문제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 관심사로 나타나면서 필자가 조합장으로 있는 대형기선저인망수협도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바다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다한다.
우리 수협 조합원들은 TAC(총허용어획량·Total Allowable Catch), 휴어기 실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2015년부터 약 500만 미(尾)에 달하는 수산종자 방류로 어업인의 참여와 의식 전환에 힘쓴다. 조업 중 및 휴어기에 해양쓰레기 수거를 통해 올해 약 100t을 청소했고, 바다 살리기 캠페인에 국민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정책에 대한 어업인들의 반발이 초기에 굉장히 심한데도, 어업인들은 수산 혁신 정책에 적극 협조했다. 이는 지금 어업인이 겪는 피해와 불편이 향후 우리 미래 세대의 지속적인 수산 자원 이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수산업의 근간을 혁신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이 우리 어업인의 적극적인 참여로 탄력을 받아 수산업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수산업은 전통적인 1차 산업이면서 대표적인 미래 산업이기도 하다. 전통산업을 미래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은 굉장히 힘들 것이다.
현재 어촌은 젊은 사람이 떠나, 어업인의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다. 수산업을 사양 산업으로 인식하는 현실을 대부분 수산인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수산업을 미래산업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관점이라고 보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미래학자들이 언제나 미래 유망산업으로 택하는 분야가 수산업이다.
수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 어업인의 자발적인 노력, 국민의 관심과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실에 맞는 법 개정 등으로 자원 관리와 자원 회복을 모색해야 하며 젊은 인력이 수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줘야 한다.
또한, 1차 산업인 수산업으로부터 위판·유통·가공·판매 등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후방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부가가치 확대로 지속가능한 수산업으로 갈 수 있게하는 전국 어시장 발전방안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2013년 ‘수산 부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를 다시 발족한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되는 수산업의 영광을 다시 재현한다면 머지않아 우리 수산인과 수산업의 밝은 미래는 다가올 것이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