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씹어 삼킬 만큼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20, 30대는 당대 시대 변화를 주도하는 에너지 역할을 한다. 1980년대 산업화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민주화를 이끌었던 이른바 386세대의 열기가 폭발했을 때 세상은 크게 변했던 것처럼.
세월은 흘러 386세대가 꼰대 이미지가 밴 기득권 집단의 86세대로 분류되고, 그들 자식은 20, 30대로 성장해 사회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등장했다. 이들은 MZ세대로 불린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이들은 자기 부모세대와 완전 다른 양상을 띠고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오직 잘 살아보자는 신념 하나로 1960, 70년대 대한민국 번영의 밑바탕을 일군 세대는 자식들에게 일자리 걱정 없는 세상을 물려줬다. 그 혜택을 입은 86세대는 상대적으로 잘 살고 있다. 덕분에 MZ세대는 풍요로운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평이다.
모바일에 익숙한 이들은 어느새 SNS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시장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부상했다.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MZ세대의 구매 비중은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등은 이들을 겨냥한 매장 리뉴얼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유통 시장도 MZ세대 위주로 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로 꼽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불공정 세상에 좌절하고 있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는 줄어들고, 어렵게 취직해도 부모세대처럼 자산 증식이 어려운 환경에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꾼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자식들이 누린 ‘아빠 찬스’와 ‘엄마 찬스’도 없는 MZ세대 대다수는 새 길 찾기에 나선 분위기다. 이들의 주식투자가 주목되는 이유다.
실제 대학생은 물론 사회에 갓 진출한 세대 등의 주식투자가 열풍이다. MZ세대가 ‘동학 개미운동’의 선봉에 섰다는 말도 나온다. 올해 들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신설 계좌 3분의 2가량이 2030 소유라는 점이 이를 잘 드러낸다. 이들은 ‘빛투’(빛내서 투자)도 서슴지 않는다.
주식투자의 유일한 평가 잣대는 수익률이다. MZ세대는 누구나에게 투자 리스크가 공평하다는 데 매력을 느끼는 모양이다. 이는 스스로 부를 축적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MZ세대의 재테크 전략인 셈이다. 사회 변혁 주체의 투자 행렬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할 따름이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