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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대통령 직속 해운산업위원회 신설을 /한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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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0-06 19:35:0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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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주 항로를 중심으로 컨테이너 운임이 급등하자 한국 선사를 찾는 화주가 늘고, ‘운임이 높다’ ‘서비스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등의 불만이 제기된다.

한국 해운이 참담하게 무너지고, 지금 겨우 일어서려는 단계에, 고작 6개월의 운임 반등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우리 산업계가 허약하단 말인가? 한진해운 잃어버리고,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국은 중요 자원 대부분을 먼 외국에 의존한다. 자원의 해외의존도는 매우 높고, 수입처도 세계 각처에 걸쳐있다. 모든 자원의 수송을 해운에 의존하는 국가이다. 이러한 자원을 가공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여 외화를 획득하고, 이를 다시 자원 수입에 재투자하는 경제구조를 만들어 왔다. 이런 구조는 해운 없이는 성립할 수 없기에 우리 경제는 기본적으로 외항해운 의존도도 아주 높다. 안정된 해상운송체계 확보는 필요불가결한 국민경제적 요구이다.

과거 수십 년간 ‘우리 화물은 우리 선박으로 실어 나르자’는 해운보국 기치 아래 한국상선대를 확보함으로써 이러한 국민 경제적 요구에 직접 부응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해 왔다. 한편 이러한 상선대의 존재는 간접적으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운임 수준 변동에 대한 억지력으로도 큰 의미를 지녔다. 그리고 유력한 자국 선사를 지금까지 유지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자국 화주 산업에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국 항만에 정기적으로 기항하는 글로벌 선사의 존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고도성장을 지나 ‘중후장대’에서 ‘경단박소’로 산업구조를 바꾸며 안정 성장을 지향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의 해외 의존도는 여전히 크기 때문에, 물자를 안정되게 수송하는 해운에 대한 국민경제적 요청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또한 우리나라 상선대가 수송을 담당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연간 수백억 달러 외화를 절약할 수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 해운의 중요성 또한 변함이 없다 할 것이다.

해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면 외국 선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외화를 외국에 지불해야 한다. 그러므로 해운업의 외화 획득 효과는 실질적 외화 절약을 고려하면 2배 이상으로 봐야 한다. 즉 한국상선대가 없었다면 우리는 320억 달러의 외화를 외국선사에 지불하여야 했다. 외국선사의 운임상승을 막는 안전판 역할까지 포함한다면 1000억 달러 이상의 외화 절약을 가져왔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정부의 그릇된 판단과 경영진의 무책임으로 발생한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해 우리 해운산업의 30년 수고가 공중분해되고 말았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2016년 8월 105만TEU에서 2020년 8월 현재 70만TEU로 반 토막 났고, 해운서비스 수출액도 2012년 319.2억 달러를 정점으로 2015년 274억 달러, 2019년 191억 달러로 감소했다. 해운서비스 수지는 한진해운이 파산한 2016년부터 적자로 전환돼 2019년 20.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장기적으로 유력한 국적선사가 없으면 국내 화주들은 운임협상력이 저하돼 운임이 상승한다. 글로벌 선사가 중국 등 대형 화주국의 대형 관문항을 중심으로 재편되면 안정된 서비스 확보가 곤란해질 우려가 있다. 무역에 의존하는 국가에서 해운업에 대한 정책 결정은 국민경제 안정을 위한 최상위 정책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의 가칭 ‘해운정책위원회’ 설립을 제안한다. 해운산업 발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해운전문가로 구성된 청와대 산하 위원회를 한시적으로 설립해 한국 해운과 유관 산업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 위원회가 필요한 이유는 여럿이다. 해운산업과 유관 산업인 조선, 항만, 내륙운송, 교육기관의 담당 기관이 상이해 해운 관점에서 일관된 정책 방향과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재정금융당국의 비전문가적인 관점에서는 바람직한 정책 방향과 합리적인 지원정책 수립이 어렵기 때문이다.

위원회에서는 거시적 관점에서 다음 정책을 다뤄야 한다. ▷조선·철강산업과 해운업의 유기적 발전을 위한 산자부·해수부 협력 ▷해운·해기 발전을 위한 전문가 및 해기 인력 육성 ▷해양수산부 역할 전문화를 위한 조직 변경 및 해양경찰 등과 업무 관계 정립 ▷규제 개혁 ▷신조선 자금 지원을 통한 해운산업 구조조정과 신규 기업 진출 지원 ▷해양오염방지를 위한 해수부·환경부 등 정책 조정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해수부·과기부 등 정책 조정 ▷지역산업인 선박관리업·항만산업 등 발전을 위한 부산시 등 지자체와 해수부의 유기적 협력.

10년 내 다시 찾아올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장기전략을 범정부 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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