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부산시장 넘보는 야당 올드보이들 /강필희

시정 실패로 오거돈 등판시키고 자생력 없이 선수만 늘렸던 이들

시민 건망증 믿고 이리 염치없나, 정말 지역 생각한다면 자중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중도 사퇴하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성추행 혐의를 쓰고 자살한 직후의 일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며 내년 4월 부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여당 무공천을 제안했다. 그러나 얼마 안가 입장이 바뀌었다. “무공천을 주장한 게 아니라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한발 뺀 것이다. ‘주장’과 ‘의견’은 다른 말이라는 이 해괴한 해명 해프닝은 부산과 서울시장직에 대한 여당 지지세력의 집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당헌 96조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중대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하면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이걸 지킬 것이라곤 누구도 믿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니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아직 시간이 많다”며 보선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건 미리 매를 벌기 싫어서일거다. 반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좀 다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후보 자질에 대해 속내를 비췄다. 다만 화법이 모호해 진짜 의중을 알 수 없기는 이 대표나 마찬가지다. 비전을 갖춘 인물이 당내에 얼마든지 있다 하면서도 외부 인사 접촉설이 나오고 어떤 땐 경륜을, 어떤 땐 새로움을 강조해 잠재 후보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후보 선출방식도 경선인지 전략공천인지 아리송하다.

지금 부산시장 후보군이라고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여야 합해 10명이 넘는다. 물론 잊히는 게 두려워 자가발전한 경우도 상당수일 것이다. 가장 치열하게 눈치싸움을 벌이며 가시적으로 움직이는 부류는 야당 인사들이다. 이번 보선의 원인 제공자가 민주당이니 여당은 아무래도 켕기는 면이 있고, 한껏 기울어졌던 운동장이 지난 총선에선 원상회복의 조짐을 보였으니 야당 입장에선 이번이야말로 기회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부산이 다시 자기네 안방이 됐다고 착각할 법도 하다. 그러나 이중에 시장감이 있는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문제다.

서병수 의원은 오 전 시장 사건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보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잘랐다. 그러나 그 다짐이 오래 가지 않았다. 한두달 후 “지금은 거취를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가능성을 열더니, 최근엔 “지난번에 꿈을 제대로 완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꿈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김세연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자신감이 붙은 것일까.

6년전 민선 6기 지방선거전에서 서 의원은 당내에선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했으나 대중적인 인기는 별로 없었다. 여론조사 지지율도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서 의원이 막상 시장에 당선됐을 때 관료 출신 20년을 겪은 부산 시민의 기대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측근들의 부정부패, 엘시티 비리, 가덕신공항 유치 실패, 문화계와의 충돌을 부산 시민은 똑똑히 기억한다.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서 의원이 패한 건 문재인 정부의 남북 평화 무드 조성같은 외부요인도 있다. 그러나 서 의원은 훨씬 이전부터 오 전 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서 이미 지고 있었다. 오거돈을 등판시킨 건 민심을 등돌리게 한 ‘서병수 시정의 실패’였던 것이다. 임기 4년을 측근들의 잇단 구속과 바람 잘 날 없는 논란으로 얼룩지게 했으면서 그가 완결하지 못했다는 꿈은 대체 무엇인가.

야권의 부산시장 후보 가운데 “나의 과거를 궁금해하지 말라”는 사람이 어디 서 의원 뿐일까. 당이 기울 땐 달아났다가 볕이 들자 되돌아온 해바라기들,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10년 이상 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업적 하나 없는 자칭 중진들, 개인의 경쟁력이라고는 1도 없어 정당 공천을 못 받게 되자 곧바로 출마를 포기했던 인사들이 이번엔 부산시장직을 넘보고 있다. 전 정권과 전전 정권에서 자질과 실력을 이미 들켰는데 유권자들이 모두 잊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다. 그 용감함이 가상하고 그 무모함이 어이없다. 30년 이상 부산의 터줏대감을 자임하면서 도시를 이 지경으로 몰락시킨 사람들이 무슨 배짱으로 또 나서겠다는 건가.

부산은 수도권에 맞설 비수도권의 유일한 대안이다. 인천에도 밀리려는 도시의 위상을 다시 추스르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사령탑이 중요하다. 부산시장이나 시장 후보가 경륜과 경험이 있으면 좋고, 비전과 철학이 있으면 더 좋고, 참신하기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거기에 빠지지 않아야할 건 딱 상식 수준의 염치일 것이다. 그 정도의 덕목만 있어도 ‘믿는 건 시민의 건망증뿐’이란 듯 자천타천의 후보들이 이렇게 난립할 리가 없다. 내년 보선은 대선의 1라운드다. 1년3개월짜리이지만 하기에 따라 10년이 될 수도 있고 대권가도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자리에 이미 밑천이 드러난 올드보이를 앉힐 순 없다.

논설위원 flut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속보] 서울에 벌써 ‘첫 눈’ 내렸다... 작년보다 26일 빨라
  3. 3'저출생 여파' 내년 초등입학생 역대 첫 20만명대로 감소 유력
  4. 4[속보] 트럼프 “UFC 회장에 백악관 대변인 제안, 광기 어린 좌파로부터 우리 지켜야”
  5. 5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6. 6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7. 7'中 스파이 연루설' 젠슨 황 딸, ‘가족 문제’로 방한 취소
  8. 8[속보] 검찰총장 인선 절차 연기... 후보 추천위 이달 중 개최 예정
  9. 9정풍송 노래비 건립 재추진 움직임에 밀양시의회 “반대”
  10. 10금관가야 왕도 김해, 내년 '고도' 지정 도전
  1. 1오세훈, 증시 폭락 직격... “국민연금으로 지방 선거용 주식도박"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4. 4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5. 5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6. 6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7. 7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8. 8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9. 9[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10. 10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 1'저출생 여파' 내년 초등입학생 역대 첫 20만명대로 감소 유력
  2. 2'中 스파이 연루설' 젠슨 황 딸, ‘가족 문제’로 방한 취소
  3. 3부울경, “동남권 광역 철도망 확충은 30분 생활권 완성에 꼭 필요”
  4. 4올해 3분기 상용직 증가분 75%는 60세 이상…20·30대는 감소
  5. 5녹색전환 핵심 ‘전기화’, 기업10곳 중 3곳만…“인센티브 필요”
  6. 6식품·외식 분야에서 ‘웰니스 소비’ 앞으로도 지속된다
  7. 7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 9일 개막…"K-GX 전략 소개"
  8. 8“평소 접하기가 힘들었던 전통주 맛보고 싶다면 꼭 들르세요”
  9. 9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10. 10[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속보] 서울에 벌써 ‘첫 눈’ 내렸다... 작년보다 26일 빨라
  3. 3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4. 4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5. 5[속보] 검찰총장 인선 절차 연기... 후보 추천위 이달 중 개최 예정
  6. 6정풍송 노래비 건립 재추진 움직임에 밀양시의회 “반대”
  7. 7금관가야 왕도 김해, 내년 '고도' 지정 도전
  8. 8부산 영도구 주택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50대 남성 2명 화상
  9. 9세계적 위상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대망의 우승은 독일의 김정환
  10. 10신호대기 중 잠든 '음주 운전' 30대, 벌금 1300만 원
  1. 1‘승률 98.6%’ 배드민턴 안세영,사상 첫 2시즌 연속 11승
  2. 2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5. 5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6. 6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7. 7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8. 8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9. 9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10. 10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