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결단의 순간 /박동혁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9-15 19:34:50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592년 4월 30일. “원하옵건대 한번 죽을 것을 기약하고 곧 범의 굴을 바로 두들겨 요망한 적을 소탕하여 나라의 수치를 만분의 일이라도 씻으려 하는 바, 성공하고 실패하고 잘되고 못 되는 것은 신이 미리 생각할 수 없는 바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의 첫 해전을 앞두고 출전을 아뢰는 ‘임진장초’의 글이다. 조정에 올린 이 글에서 이순신 장군은 모든 준비를 해두고 결단의 순간이 왔을 때 성공과 실패, 이익과 해로움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나아가야 함을 말한다. 그럼에도 의견을 조율하고 더 나은 상황 전개를 도모하기 위한 마지막 기다림의 일주일이 지나고서야 옥포해전은 시작되었다. 준비의 시기가 있고 결단의 순간이 있으며 행동해야 할 때 가 있다.

1592년 5월 7일 벌어진 옥포해전에서 이순신 함대는 도도 다카토라가 이끌던 왜의 수군을 공격하여, 아군의 피해 없이 적선 26척을 격침하는 전과를 올렸다.

극심한 불황이 왔을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많은 고정비가 들어가는 회사들이다. 외화가득률과 고용 파급효과가 가장 높으면서도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투입된 조선사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해상환경오염 예방을 위한 고강도의 규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기, 기술변혁 시대의 도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상을 얼어 붙게 만든 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 조선 산업의 내일조차 내다보기 힘들게 한다.

2019년 3월부터 진행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 건은 현재 해외기업결합 승인 절차의 막바지에 와 있다. 그 사이에 중국에서는 CSSC와 CSIC의 합병으로 중국선박그룹(CSG)이 탄생했다. 중국선박그룹은 세계1위의 조선소가 되었다. 일본은 이마바리조선과 저팬마린유나이티드(JMU)가 제휴한 상태로, 일본쉽야드(NIPPON SHIPYARD)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경쟁력을 강화해 생존하기 위한 통합과 구조조정의 몸부림이다.

우리나라의 조선소는 아직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이를 바탕으로 생존을 위한 탈바꿈을 감행하는 측면에서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전쟁,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팽배하는 자국주의,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 등은 글로벌 경제와 무역 통상을 대폭으로 위축시키고 있어 세계 조선 경기의 호황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다. 장기 불황에 대비한 통합과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불가피하다. 건조 규모를 신속하게 조정하고 기술 혁신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 고기술/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첨단 설비로의 전환, 새로운 조선사업 모델 개발 추진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의 대형 조선 3사는 이미 30년 이상을 현재의 설비를 기초로 보완하고 개선해오면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하게 이뤄지는 시장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확실한 변신을 요구한다. 결단의 순간과 행동할 때가 온 것이다. 조선소의 근력 강화, 신기술 선도, 고효율 설비 전환이 그 핵심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느닷없이 다가와서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 활동에까지 압박을 가한다. 판이 변하고 도구가 변하며, 사람과 관계가 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절충을 원하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화합하기를 원한다. 가정, 교육, 종교, 경제도 최적의 컨택트-언택트-온택트 사이의 하이브리드를 찾을 것이다. 이는 조선 산업계에도 그대로 해당한다. 선박을 운항하고 조선소를 운영하는 일 또한 최적의 하이브리드에 길이 있을 것이다.

한국의 조선소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화·탈탄소화로 가는 대전환의 시대가 다가오고 급격한 환경 변화가 도처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맞이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다짐을 내놓았다, 인재 확보와 기술 혁신, 극한의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생존 경쟁력 확보 그리고 기업결합을 통한 새로운 도약 또한 선언하였다.

이렇듯 변화하는 상황에 조선소가 대응할 수 있도록 큰 힘을 실어 주었던 국책은행의 설립 목적은 산업의 개발 육성, 사회기반시설 확충,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특히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마침 기간산업인, 세계 최대의 국내 조선 기업들이 결합을 감행하였으니 지속 성장 촉진을 위한 모든 조치를 끝까지 챙겨야 한다.

지속 성장의 요건은 지(智)· 덕(德)· 체(體)이다. 지는 기술과 인재이고, 덕은 사회적 책임이며, 체는 건강한 경제력이다. 한국의 조선소와 국책은행이 결단의 순간을 자각하고 행동을 할 때이다.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판매부진 르노차 24일간 휴업” 100대 기업 부산 명맥 끊기나
  2. 2통영서 서울 원정 진료받아 온 60대 남성 코로나19 양성
  3. 3출구 전략?…정 총리 신공항 오락가락 발언에 부울경 속탄다
  4. 4데뷔 일과 같은 상호명에 BTS 팬 성지된 울산 카페
  5. 5가성비 앞세운 ‘노브랜드 버거’ 부산 상륙
  6. 6파이널A 멀어진 부산, 이제는 잔류 고민
  7. 7경남도, 국지도 60호 보상비 차등 적용 논란
  8. 8현안 짚고 지역에 충실…PK초선 대정부질문 데뷔전 선방
  9. 9BPA, 북항 재개발지에 스마트 신사옥 건립 추진
  10. 10 띠와 생년으로 확인하세요 (2020년 9월 18일)
  1. 1출구 전략?…정 총리 신공항 오락가락 발언에 부울경 속탄다
  2. 2권성동이 쏜 국민의힘 복당 신호탄…무소속 3인방 운명은
  3. 3문재인 대통령, 23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
  4. 4문 대통령 축하 서한에도…일본 외무상 “한국 국제법 위반” 되풀이
  5. 5현안 짚고 지역에 충실…PK초선 대정부질문 데뷔전 선방
  6. 6통신비·독감백신 견해차 여전…여야 4차 추경안 처리 ‘빨간불’
  7. 7“업종 차별 안돼” 부산 의원들 2차 지원금 소외계층 챙기기
  8. 8“해안 고층 레지던스…관광 경관 훼손 우려”
  9. 9여당 PK 의원들, 내주 정세균 총리 만나 신공항 담판 나선다
  10. 10박병석 의장 “대선·지선 동시실시를”…개헌 논의 불지피나
  1. 1BPA, 북항 재개발지에 스마트 신사옥 건립 추진
  2. 2울릉도·독도 해수정보 100배 상세화
  3. 310t 미만 근해어선 안전관리 강화…위치확인·통신장치 12월부터 의무화
  4. 4창원산단에 뉴딜 입혀 최첨단 기계·로봇단지로
  5. 5부산항 컨 물동량 세계 6위 ‘아슬아슬’
  6. 6올해의 해양수산 신기술 ‘선박용 부력보조시스템’
  7. 7금융·증시 동향
  8. 8주가지수- 2020년 9월 17일
  9. 9연금 복권 720 제 20회
  10. 10부산은행 “10조대 곳간 열쇠 지켜…책임감 막중”
  1. 1데뷔 일과 같은 상호명에 BTS 팬 성지된 울산 카페
  2. 2김해 율하카페거리·마산어시장 등 4곳, 경남 ‘스마트 상가’ 추가선정…국비 10억
  3. 3경남도, 국지도 60호 보상비 차등 적용 논란
  4. 4활력 잃은 밀양 삼문동, 예술·문화 공간 변신한다
  5. 5울산서 폭발사고 난 선박, 결국 통영에 조건부 입항
  6. 6오늘의 날씨- 2020년 9월 18일
  7. 7 만과 많 ; 많은 덕인 만덕
  8. 8 전국 흐리고 곳곳에 비...‘제주도 30~80mm‘
  9. 9광안대교 하판도 초속 20m 바람 땐 ‘셧다운’
  10. 10부산시 “351번 환자 탑승한 시내버스, 밀집도 높아 동선 공개 결정”
  1. 1파이널A 멀어진 부산, 이제는 잔류 고민
  2. 2카잔 황인범 ‘1골 2도움’ 맹활약
  3. 3MLB 포스트시즌 첫 진출팀은 다저스
  4. 4‘꼭 쳐봐야 할 아이언’…야마하, 신제품 UD+2
  5. 5늦어진 US오픈 그린·러프 어려워져…날씨도 변수로
  6. 6베일, 친정 토트넘서 손흥민과 발 맞출까
  7. 7“붙어봐야 안다” 프로농구 ‘깜깜이 시즌’ 불가피
  8. 8MLB 가을야구 30일 개막…월드시리즈는 텍사스 홈구장서
  9. 9개막전 2도움 이강인, 유럽 주간 베스트11
  10. 10분데스리가 새 시즌, 관중 20% 입장 허용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기고 [전체보기]
선원과 해경, 마음으로 통하는 우리 /정태길
의열단원 박재혁의 1920년 9월 14일 /이병길
기자수첩 [전체보기]
노인전문병원 회계 점검 제대로 /박정민
‘산재 예방’ 더 호들갑스럽게 /신심범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닫힌 사회와 그 친구들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농악 ‘함께’와 ‘신명’의 미학
온고지신과 뉴트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구멍 뚫린 정책, 고통은 국민의 몫 /정유선
마스크 쓰고 흩어지기 뿐이다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불편한 복권 ‘불티’
‘완월동 언니들’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며느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갈치시장 ‘백화양곱창’과 ‘불산’
사설 [전체보기]
공공기관 추가 이전 한 발 뺀 총리, 또 공수표 되는 건가
‘2020 부산청년주간’ 고민 나누고 해법 찾는 마당 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기본소득 포퓰리즘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인내와 고통으로 탄생한 명작
명작이 된 습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 아이러니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이낙연·김종인에 주어진 반 년
부동산의 미래, 민주당의 미래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더위에 지친 당신께 이 곡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가격이 중요하나요?
욕심이 아닌 바람으로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
손재형의 ‘승설암도’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