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파업이 일단락되었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병의원도 전부 진료 중이고 전공의들도 모두 복귀했으니. 아직 학생들이 남았지만 정부와 의과대학 학생들 간의 갈등은 이젠 뉴스거리도 안된다. 각 대학 학장들과 의료계 원로들이 국민에게 사과했고 학생들에게는 학교로 돌아오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외친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법은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것이니 우리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우리는 처음엔 선배들을 따라 휴학계를 내고 국시를 거부했었는데 선배들이 다 빠져버려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버렸으니 선배들은 관여하지 말라고 한다. 현 정부는 의료계가 말하는 소위 4대 악법을 추진할 때 전공의는 별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 같고, 특히 학생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의 의과대학 학생들 세대는 자신의 노력은 보상을 받는다는 합리적 경제 관념도 있고 선배, 교수의 말이라고 해서 불의를 참고 견디지도 않는다. 그런 학생들을 많은 여권 인사들이 몰아붙인다. 추가 시험은 없고 너희들이 무릎 꿇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금 의과대학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보다 훨씬 더 노력해서 의과대학에 들어간 사람들일 것이다. 기성세대 의사들보다 훨씬 더 성적이 좋은 사람들이다. 당연히 전원 이과(자연계) 학생들이다. 이과는 인문학과 달리 감성에 얽매이지 않고 과학적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 그러나 아직 그들은 연약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선배들에 대한 서운함, 정부의 압박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지금 정부를 이끌어 나가는 586세대가 학생이었던 70~80년대에 느꼈을 그 생각과 다르지 않다.
4·19를 이끌어냈던 김주열도 학생이었고 박종철 열사도 학생이었다. 그들은 영웅이고 지금 의과대학 학생들은 기득권인가? 그것도 거의 모든 의과대학 학생들이? 현재 586 여권 인사들이 학생 시절 정부와 투쟁을 할 때 정부는 옳은데 자기 자신이 생떼를 쓴다고 생각했었을까? 정부가 항상 옳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그들 생각의 원동력이 아니었던가? 자신들이 핍박받았던 그 시절의 자신이 옳고 지금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옳은 것인가?
의과대학 학생들은 공정히 하자고 외친다. 시민단체가 추천해서 의사가 만들어지고 그 의사는 서울대학병원을 포함한 국공립병원에 우선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외치는 것이다. 의학에는 안정성, 유효성, 경제성을 요구하면서 문재인케어 찬성에 대한 반대급부를 성취하는, 정부와의 뒷거래로 그런 과학적 당위성을 모두 무시하고 일을 성사시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다.
많은 지식인이 그런 내용은 가짜 뉴스라고 여긴다. 복지부 공식 블로그에도 있고 동영상도 있는 내용을 말이다. 지금 586 여권 인사들이 젊을 때 그랬던 것처럼, 지금 의과대학 학생들은 자신들이 이끌어갈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선의를 가지고 치료했던 세브란스병원의 두 아이 엄마인 내과 여교수는 대장암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내시경에 필요한 약물을 투여했다는 이유로 최근에 구속되었다. 또한 일 년에 우리나라 전체에서 그 나이에 2명 발생하는 장중첩증을 진단하지 못했다고 구속된 의사도 있다.
2018년 신안 염전에 관한 보도에서 노예처럼 일했던 직원들에게 모두 빨간 바지를 입혀서 도망가더라도 금방 잡혀 오게 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들도 같은 신세라는, 의사들의 자조 섞인 한숨도 있다. 의사들은 지금 원가의 70%밖에 안되는 의료 수가에 힘들어하고 있고 환자에게 맞을 각오를 하지 않고 어떻게 의사가 되느냐고 하는 환자 단체장의 말에 자존심을 다친다. 시민단체 추천으로 들어가는 공공의대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의사에 대해 최소한 원가는 보장해주고, 환자를 치료하면서 자존감이 상하지 않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그것은 공공의대 학생들이 졸업한 후부터일까?
박원욱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