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축돼 있던 연예계는 지난 1일 새벽에 들려온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1위 소식으로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 BTS는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 정상을 차지했으며, 지난 2일 열린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데이에서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단독 퍼포먼스를 펼치고, 상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다음 목표를 밝혔다. 팝을 좋아하는 팬들은 ‘빌보드’나 ‘그래미’라는 말이 익숙하고, 그래서 빌보드 1위나 그래미 수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일반 대중에겐 그 가치가 얼마나 큰지 감이 오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빌보드 차트는 미국에서 가장 지명도가 있는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매주 발표하는 차트로, 1958년부터 발표한 ‘핫100’ 차트는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한다. 따라서 ‘다이너마이트’가 ‘핫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한국 영화가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1위에 오른 것만큼이나 힘든 일을 해낸 것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임을 뜻한다.
그리고 62년의 역사를 지닌 그래미는 전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상으로, 1년간의 우수한 레코드와 앨범을 선정해 시상한다. 영화로 보면 아카데미 시상식을 떠올리면 되겠다. 가수로서 그래미 수상은 가장 큰 영예며, BTS는 물론 한국 가수는 아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그래미 시상식은 그간 백인 뮤지션과 영어권 음악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년 전 지구촌을 뒤흔들었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도 어느 부문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BTS가 내년 1월 말에 열리는 제63회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외신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만일 BTS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수상한다면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비견될 만한 음악적 업적을 이루게 된다.
이제 관심은 BTS가 하반기에 내놓을 새 앨범에 모아지고 있다. 예상컨대 새 앨범은 또 한 번 지구촌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내년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서 멋진 단독 공연을 한 후 감격스러운 수상 소감을 전하는 BTS 일곱 멤버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문화부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