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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협상 장소 어디가 유리할까 /류재언

  • 류재언 변호사·법무법인 율본
  •  |   입력 : 2020-09-02 19:43:2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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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안방에서 협상하는 것이 유리할까? 적진으로 뛰어드는 게 좋을까? 아니면 제 3의 장소가 적당할까?
   
그림 서상균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안방에서 협상하는 것이 좋다. 익숙한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자신이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계약 담당자가 협상 장소를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 사무실로 정했다고 가정해보자. 협상 도중 법률적인 조언이 필요할 때 자문 변호사나 법무팀을 불러 의견을 듣는다면 협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적진으로 뛰어드는 게 주는 장점도 있다. 상대방에게 우리가 거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사무실이나 생산시설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평소에는 알 수 없었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상대방이 편한 장소에서 미팅을 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감정을 느낀다는 데 있다. 창원의 한 중견기업의 대표는 임원을 채용할 때에는 그 장소가 어디든 자신이 직접 임원 후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대면미팅을 하고 채용 의사를 전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방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주고 존중한다는 뜻을 전달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채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상황에 따라서 제3의 장소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양측이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면 중간지점에서 만날 수 있다. 어느 일방의 장소에서 협상을 진행할 때 비밀유출이 우려되는 경우 제3의 장소를 협상지로 정할 수도 있다. 또한 분쟁해결을 위한 중재를 고려할 때에는 준거법률 및 관할법원·중재원이 어느 일방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3국의 중재원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한국과 일본 기업의 분쟁 발생 때 홍콩국제중재센터에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합의하는 경우).

최근에는 화상미팅 형태로 협상을 하기도 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 미팅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협상을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화상미팅이 익숙지 않거나 중간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황하여 대화의 맥이 끊겨버리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거칠 것을 권한다.

협상 장소뿐만 아니라 협상 테이블이나 자리 배치까지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사각 테이블은 서로 대치하고 있는 느낌을 주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측면이 있다. 반면 원형 테이블은 적대적인 느낌을 줄이고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마련된 테이블은 앞선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원형 테이블이 배치됐다. 이는 남북 정상이 긴장감을 줄이고 허심탄회하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기에 테이블 폭을 2018mm로 정하여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 서로의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세심한 준비를 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원형 테이블을 준비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사각 테이블에서 자리 배치를 삼각 구도 또는 다이아몬드 구도로 조정함으로써 대치되는 느낌을 줄일 수도 있다. 또한 협상 참여자의 지위와 역할, 상황에 맞게 누가 어디에 앉을지도 전략적으로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

협상을 할 때 장소, 자리배치, 참석자, 협상 일정, 협상 시간 등 디테일한 준비들이 협상장의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협상도 얼마나 준비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변호사·법무법인 율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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