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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부동산 정책, 독일서 배우자 /하태영

  • 하태영 동아대 교수
  •  |   입력 : 2020-08-26 19:01:17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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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는 인(仁)을 훼손하는 것을 적(賊)이라고 했다. 의(義)를 훼손하는 것을 잔(殘)이라 했다. ‘적(도둑)과 잔(악당)’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많다. 사회통합이 안 되니 생기는 현상이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3법의 국회 통과 전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연설을 했다. 핵심 키워드는 월세 재편 가속화와 부동산시장 위축→임대료 상승→사회 혼란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항구적 해결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수도권 중심 사고가 뇌에 박혀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묵자(墨子)는 말했다. “솥 밑에 타고 있는 장작을 꺼내라. 물이 끊어 오르는 것을 막는 길이다.” 부동산 문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 해법은 ‘분권’ 밖에 없다. 부동산 과열은 어느 정권이 들어와도 잡을 수 없다. 정책 입안자들이 서울·강남·수도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SRT 매진, 세종시 베드타운,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은 이들이 기획한 정책이다. 국토균형발전만이 부동산 망국론을 종식하는 길이다.

묵자는 겸애(兼愛)와 상동(尙同)을 말했다. 겸애란 서로 자제하는 것이고, 상동은 더 넓은 사회다. 부동산 수익으로 ‘내 집과 내 자식’만 챙기면, 언젠가 내 자식과 내 손자는 집 없는 노예가 된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 “천하의 이로움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로움을 제거한다.” 묵자 사상의 핵심이다. 서울·수도권의 이로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이로움을 챙겨야 한다. 대한민국 전체의 해로움을 제거해야 국민이 국가를 사랑한다. 부동산 투기는 대한민국 전체 이익을 훼손하는 심각한 사회질서 파괴행위다. 집은 투기재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저렴하게 이용하는 공공재여야 한다.

전국에서 투기꾼들이 “수도권 아파트 사러 가자”고 집단 상경한다면, 대한민국은 망한다. 그때 신도시를 만들고, 골프장에 3만~4만 가구를 짓고, 용적률을 높이고, 50층 고층을 올리더라도, 부동산 욕망을 충족시킬 수 없다. 국가의 부동산정책은 주거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저금리 융자금은 투기지원금이 되어선 안된다. 또한 아무리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1가구를 제외하고 전매차액은 전부 중과세해야 한다. 그러면 왜 두 채 이상 집을 가지려 하겠는가.

젊은이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방의무를 한다. 투기꾼들을 지켜주기 위해 밤낮을 철조망 부근에서 자고 먹고 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 부근에 전세 하나 얻어줄 수 없는 사회를 만들어 놓고, 대한민국 엄마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을 수 없다. 고액 과외·고액 부동산투기·고액 자산 대물림은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가 아니다. 기회의 평등이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가 주요 원인이다.

마음의 고향이 폐허가 되고 지방 사람들이 대한민국 이등 시민이 되어 가는 것을 더는 견딜 수 없다. 서울공화국·수도권 개발, 그만해야 한다. 균형발전이 되어야 조화를 이루며 대한민국 평민도 편하게 잠 잘 수 있다.

부동산 세수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취득세·양도세와 전·월세 수익을 어떻게 쓸 것인가. 독일에는 주거안정비용지원제도가 있다. 수입이 낮은 시민을 지원한다. 가족 수에 따라 월세를 보조한다. 집 크기와 상태, 건축연도에 따라 지원 금액이 다르다. 1년 예상 수입원 자료를 제출하면, 지자체는 소득 15%를 초과한 부분을 입금해 준다. 신혼부부, 대가족, 저소득층, 1인 가구가 혜택을 받는다. 이것이 독일의 주택안정 정책이다. 이 때문에 독일은 인구가 증가했다.

독일은 전세제도가 없다. 개인이 그 엄청난 금액을 은행에서 빌릴 수가 없다. 정부도 전세자금을 시중에 풀지 않는다. 은행융자로 주택을 구입하고 능력껏 매월 갚는다. 부동산을 투기할 수 없는 구조다. 부동산이 없어도 국가가 노후와 자녀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독일은 월세제도가 정착되어 있다. 주정부는 주택시장 수요에 따라 신건축을 지원하고, 주거안정비용을 보조하면서, 주택문제를 해결한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월세가 대세라면 ‘월세 지원법’을 제정해야 한다. 또한 독일 부동산·주택 정책을 배울 필요가 있다. 국토균형발전·지방분권·부동산 전매차익 전부 과세와 월세 지원제도 등 모두 벤치마킹해야 할 정책이다. 월세를 받는 임대인에게는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 은행 이자에 대한 과세와 같다. 그 세금을 주택안정기금으로 써야 한다.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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