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해양 뉴딜을 제안한다 /이제명

  • 이제명 부산대 교수
  •  |   입력 : 2020-08-25 19:42:4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촌 뉴딜 300 사업’이라는 것이 있다. 2019~2024년 총 300개소를 대상으로 약 3조 원을 투자해 ‘낙후된 어촌의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 자생력을 강화하는 사업’이라는 해양수산부의 설명이다.

지역 밀착형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추진을 통해 어촌 주민이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게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인데, 기획 당시 ‘한국형 뉴딜’을 예상했다면 그 내용이 과연 지금과 같았을지 궁금해진다.

비교적 생소한 어촌 뉴딜과 달리 ‘한국형 뉴딜’의 이슈 몰이가 상당하다. 2025년까지 총 114조 원의 엄청난 재정을 투자하는데, 이쯤 되니 한국형 뉴딜의 벤치마킹 모태인 미국 뉴딜의 배경과 역사에 호기심이 생겼다.

1차 세계대전 뒤 독일의 물가상승률은 단기간에 1918년 대비 1조2000억 배를 상회했다.

바이마르공화국은 이를 타개하고자 1300억 마르크에 달하는 전쟁보상금 문제의 국제적 합의를 이뤄냈다. 하지만 첫해만 지불하고 그 이후 지불은 거절했다. 그러자 프랑스의 독일 침공 등 유럽 정치경제는 엄청난 혼란기를 맞았다.

그 와중에 전쟁 과정에서 유일하게 순수 채권국 지위를 차지한 미국은 배상금과 전쟁채권 처리의 주도권을 쥐게 되고, 1921년에는 국제적 지불 탕감 정책을 채택한 ‘도즈플랜’을 발표했다.

세계 경제 중심이 된 미국은 제조업과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엄청난 호황을 누린다. 하지만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의 소득 불균형, 팽창한 자본의 무분별한 주식시장 유입 등으로 급기야 대공황 사태를 맞는다. 미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통한 대공황 극복을 위해 대규모 재정 확대를 시도했는데, 이것이 뉴딜 정책의 탄생이었다.

급격한 환경 변화가 산업구조의 근본부터 바꿔놓는 과정에서 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연쇄적으로 시장이 붕괴한 과정이 대공황이었다면, 정부 주도의 인위적 재정 확대를 통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고 시장을 안정화하려 한 시도가 뉴딜이다.

겪어보지 못한 급격한 사회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 관점에서, 감염병과 기후변화는 유사성이 있다고 분석한 매켄지 보고서 내용이 최근 자주 인용된다. 비대면 경제, 친환경 기술이 중요해진 이유다. 이것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반영돼 한국형 뉴딜의 두 개축, 즉 비대면 경제를 지원하는 디지털경제와 친환경 기술이 기여할 그린 경제라는 한국의 뉴딜 전략이 만들어졌다.

감염병과 기후변화 둘 다 미경험의 충격이고, 한 세기 전 뉴딜 탄생 역사와 배경까지 찬찬히 보니, 한국형 뉴딜은 미경험 위기 대응과 코로나 이후 세계 선도 국가 진입을 위한, 제법 잘 만들어진 전략으로 보인다.

얼마 전 주한 노르웨이대사와 면담할 기회가 있었다. 세계 일류 조선해양산업을 보유한 한국의 강점과 노르웨이가 보유한 친환경 해양기술의 융합 및 국가 간 협업 모델을 모색한 자리였다.

‘세계 선도’의 참뜻과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된 자리였는데, 정부가 주창하는 세계 선도라는 목표가 순간 오버랩되며 묘한 반향이 일었다.

세계는 누구를 가릴 것 없이 경제 위기를 겪고 있고, 그 위기 상황에 코로나 19가 정점을 찍고 있다. 우리 정부는 위기 이후 ‘세계 선도’ 국가가 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책의 한 축을 ‘그린뉴딜’로 정했고, 실천적 대안으로 친환경 기술과 에너지 전환을 내세웠다.

지난 7월 1일에는 국무총리 산하 수소경제위원회가 꾸려져 수소에너지 시대 마스터플랜도 내놓았다. 청정 수소 생산과 연계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서 해상풍력, 2040년 기준 연간 260여 만t 수소 수입을 담당할 액체수소운반선, 수입한 수소를 처리할 액체수소 인수기지와 벙커링용 항만 등이 뉴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것은 해양과 연결되지 않을 수 없는데, 일련의 흐름을 보고 있자니 해양인으로서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이다.

코로나 이후 또 다른 미경험 충격이 발생한다면 그때는 어떤 뉴딜로 명명될까. 이름을 어떻게 짓든, 임시방편으로 또 각자도생으로 역량을 분산시켜서는 안 된다.

노르웨이는 모든 어선을 전기 또는 수소 추진으로 전환하는 중이라고 노르웨이 대사는 말했다. 친환경과 그린에너지를 필두로 한 그린뉴딜이 작금의 화제인데, 어촌만이 아니라 어선·항만의 친환경 문제와 해양산업의 친환경 전환까지 폭넓게 다뤘더라면 지금 어촌 뉴딜이 아닌 ‘해양 뉴딜’로서 더 주목받고 또 기여하지 않았을까. 그런 해양뉴딜을 보고 싶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3. 3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4. 4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8. 8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9. 9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10. 10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3. 3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4. 4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5. 5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6. 6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7. 7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8. 8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9. 9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10. 10“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1. 1‘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2. 2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3. 3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4. 4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5. 5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7. 7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0. 10“日 15% 수익보장” 주식리딩방 사기…4억 넘게 가로채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5. 5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