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이 완공 뒤에도 제 기능을 못하고 계속 표류하고 있다. 이 시설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을 논란 끝에 지난해 공업용수로 사용하겠다는 부산시의 계획마저 사실상 무산됐다고 한다.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기장 해수담수화 사업은 한때 부산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설 준공 뒤 매년 수억 원을 운영비로 투입하고도 6년째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땅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책임 소재조차 모호하다.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해수담수화 시설은 2009년 착공해 2015년 준공됐다. 애초 해수담수를 생산해 기장군 등에 수돗물로 공급하고자 했지만, 인근 고리원자력발전소 방사성 물질 유출을 우려한 지역 주민의 거센 반대 등까지 맞물려 가동이 중단됐다. 주민 90%가 반대해 생활용수로 공급하지 못한 데다 2018년 초에는 시설 관리·운영 주체인 두산중공업마저 철수했다. 가동은 중단됐지만 시설 유지에 한 해 전기료로 시비 5억 원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처럼 2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이 무용지물 신세로 전락한 데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시설 건설 단계에서부터 수돗물 공급 논란이 증폭된 가운데 부산시가 지난해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공업용수 활용 방안을 성급하게 결정하는 바람에 상황이 더 복잡하게 꼬였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업용수 수요처도 확보하지 않고 홍보에만 치중한 결과다.
지난해 4월 부산시는 한국수자원공사, 환경부, 두산중공업과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의 가동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하면서 “10년 해수담수화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공언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협약 체결은 1년여 만에 보기 좋게 무산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골칫거리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매년 수억 원대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시설을 무한정 놀릴 수만은 없다. 시간이 갈수록 손해만 가중되는 만큼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실현 가능한 활용 방안을 찾아 시민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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