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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건 칼럼] 공공기관 추가 이전, 희망고문 되나

균형발전위 청 보고 이후 여, 속도 내는 모양새지만 시간 흐를수록 이상기류

대선 후 추진 말까지 나와…여전히 주판알만 튕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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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부 여당이 뜸만 들이던 공공기관 추가 이전 논의가 새롭게 점화하는 모양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김사열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면서부터다. 이후 다양한 전망이 쏟아졌고, 당정이 추가 이전 계획을 연내에 확정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이는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의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론과 맞물리면서 여당이 국가균형발전에 본격 드라이브를 거는 것 아니냐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물론 부동산 문제로 수세에 몰리자 국면전환용으로 내놓았다는 의구심이 없진 않다. 그러나 적어도 뒤늦게나마 이 사안이 다시 공론화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런 가운데 차일피일 미뤄졌던 ‘혁신도시 15년의 성과 평가와 미래발전 전략’ 보고서의 개략적인 내용이 최근 공개됐다. 국토교통부가 제1차 공공기관 이전을 평가하고, 추가 이전 방안 수립을 위해 국토연구원에 맡긴 용역 결과다. 그동안 여당은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혀 왔다. 그런 만큼 이번 용역 결과는 향후 여당이 추진하는 추가 이전 방향의 가늠자로 볼 수 있다.

용역 내용이 1차 이전의 평가이니 성과와 한계가 없을 수 없겠다. 우선 성과부터 보자. 무엇보다 2013년 공공기관 이전 본격화 후 혁신도시에서 수도권으로 유출되던 인구가 일정 기간 순유입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역전 시점이 8년가량 늦춰졌다. 2017년까지 혁신도시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수도권 인구의 분산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과 기업 이전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야 말할 나위가 없다. 다만 보고서는 혁신도시가 지역산업 구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보였으나 지역의 새 성장거점으로 기능하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규모의 경제,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어찌 보면 보고서 내용은 충분히 예상되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 정도 결론을 내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보고서는 나왔고, 이제 이를 추가 이전 계획에 반영하는 문제만 남았다. 성과는 더욱 발전시키고 한계는 보완해 추가 이전 방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관건은 용역을 발주한 국토부는 물론, 여당이 보고서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점이다. 아무리 수도권 인구 분산이라는 성과가 있었다고 해도, 문제점을 부각할 경우 추가 이전은 또다시 미궁으로 빠질 수 있다. 지나친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정부 여당의 그간 행보를 보면 마냥 그렇게 볼 일도 아니다.

주지하듯이 공공기관 추가 이전 문제는 2018년 9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언급하면서 논의가 본격화했다. 그러나 진척은 더디기만 했고,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발을 빼는 듯한 분위기였다. 4·15 총선 공약으로 검토됐지만 결국 보류됐고, 총선 이후엔 또 말이 바뀌었다. 여러 사정상 자신의 대표 임기 내에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랬던 그가 균형발전위의 대통령 보고 이후 이제서야 당 차원에서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1차 공공기관 이전 평가가 다 정리됐다”며 “2차 혁신도시를 어떻게 추진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과거보다 진일보한 것이긴 하지만, 2년 가까이 끌어온 오락가락 행보를 볼 때 이 대표의 이 역시 그다지 신뢰감이 가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실제 이 대표의 언급과는 달리 여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내년 재보궐 선거와 내후년 대선 및 지방선거를 고려하면 연내 확정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추가 이전은 행정수도 이전 마무리 뒤 진행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공기관 이전을 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추진하면, 지역의 관심 고조와 유치 과열로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 전 행정수도 이전, 대선 후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라는 투트랙 전략이다. 물론 이 또한 당내의 여러 의견 중 하나일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제기되는 자체가 아직 당의 방침이 분명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니 여당이 아직도 주판알만 튕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국가균형발전이란 원칙적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표심을 생각하며 이리저리 수지를 따지는 방편의 하나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여당이 이를 부인한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미적지근한 과정이 그런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혹여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는 심산이라면 애초부터 말을 꺼내지 말아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더는 애드벌룬만 띄우지 말고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답해야 한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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