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부산발 유라시아 철도 실종사건 /이노성

남북미·미중 관계 난기류, 열차로 해상과 대륙 잇는 부산의 원대한 꿈 급정거

평화 찾아와 다시 달려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해 상반기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한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기자협회보가 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를 통해 분석한 결과다. 트럼프는 2위 문재인 대통령(1만996건)보다 3408번 더 인용됐다. 상위권에 미국 고위 공직자도 다수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14위)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31위)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36위)이 그들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인용 순위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32위)과 김정은 국무위원장(37위)에 이어 38위. 1~50위에 북·미·중·일과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30위)까지 외국 정상이 5명이나 포진한 것은 강대국에 둘러쌓인 분단국가의 고달픈 현실을 보여주는 증거다.

부산도 국제질서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이 한창이던 지난해 부산 수출은 139억달러에 그쳤다. 2018년 144억707만달러 대비 3.3%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9.8% 줄어든 55억2212만달러로 집계됐다.

부산발 유라시아 횡단철도 구상도 ‘일시 멈춤’이다. 문 대통령이 “부산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시베리아를 거쳐 런던까지 가는 세상”을 공약한 것은 2017년 4월 부산 유세에서다. 이듬해 우리나라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북한과 중국·러시아도 정회원이다. OSJD 정회원은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포함해 28만㎞에 달하는 국제노선 운영에 참가할 권리를 갖는다. 북한을 통과해 유럽으로 가는 두 노선을 한꺼번에 확보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세계 530여 개 항만과 소통하는 부산이 유럽과 철도로 연결되면 대륙·해양경제권의 중심으로 자리잡는다”는 장밋빛 전망이 넘쳤다.

문 대통령도 그 해 광복절 축사에서 “신북방정책은 대륙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포부다.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로 다자협력의 초석을 놓겠다”고 선언했다. 남북미 관계에 훈풍이 불 때였다. 유라시아 철도의 기종착역지인 부산시가 서둘러 경북·강원도와 ‘동해선 철도 발전 상생협약’을 맺은 건 당연했다. SNS에선 61만5000원으로 책정된 부산→베를린 가상 승차권이 인기를 끌던 시기다.

철도 인프라도 속도를 냈다. 동해선의 남쪽 구간인 동해남부선(부산~포항)은 이미 운행 중이다. 강릉~삼척(60.3㎞) 구간은 철로가 깔려 있다. 미연결된 삼척~포항 166.3㎞ 구간은 2022년 완공된다. 부산시는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1월 부산항 신항에 육·해·공 복합물류를 처리할 트라이포트 터미널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여객 철도역이 될 부산역에 세관·출입국관리·검역시설(CIQ) 설치도 추진했다.

손에 잡힐 듯 했던 트라이포트 구상은 정지된 상태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하노이 노딜’로 해빙 무드가 냉전으로 바뀐 탓이다. 올해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유라시아 철도 연결의 꿈은 더 멀어졌다. 국제사회의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가 부산에도 직격타를 날린 셈이다.

남북이 철로 연결에 합의해도 걸림돌은 있다. 패권전쟁 중인 미중의 이해 관계가 대표적이다. 당장 미국이 고강도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한 한반도 종단 철도 연결은 쉽지 않다. 미국은 철도를 매개로 한 ‘한중 밀월’ 관계도 원치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최근 주요 동맹국에 ‘반(反)화웨이·틱톡 전선’ 동참을 촉구했다. 그의 요구를 수용하면 우리는 최대 수출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 중국 또한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버리고 미국과 맞짱을 뜨는 중이다. 남북의 ‘뒷배’인 미중이 으르렁대면 데탕트는 요원하다.

전문가들은 미중 경쟁이 무역을 넘어 ‘서구 모델’과 ‘아시아 모델’의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대중 노선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와 그의 맞수인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간 차이가 크지 않다. 양국 갈등이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우리 입장에선 ‘너트크래커(호두 까는 도구)’ 사이에 낀 호두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한 고민이 더 절실해졌다.

미중이 각자 이익만 추구하며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자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한 국가도 많다. 미국의 우방인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도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대가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접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제부터 외교·군사 부문까지 미·중으로부터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개연성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4강의 강력한 지지를 모두 이끌어내야 하는 문 대통령의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반도 정세의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유리시아 철도 논의도 당분간 실종될 것 같다. 역시, 평화가 경제다.

편집국 부국장 ns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84㎡ 9억 뚫은 부산아파트 58곳
  2. 2“창문은 내지 말라, 실외기는 실내로” 병원 증축에 요구 조건 내건 주민들
  3. 3가덕법 통과 직후, 박형준 35.0% 김영춘 21.3%
  4. 4부산대 양산캠퍼스 안에 1400m 보행녹지 조성
  5. 5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몸집 키운다
  6. 6박형준 47.4% 김영춘과 13%P차
  7. 7문도 못 연 자갈치아지매시장(물양장 부지 노점상 영업시설), 시설 고치면 상인 들어올까
  8. 8가덕신공항 비전 UP <3> 월드엑스포·메가시티 시너지
  9. 9부산교통공사 자회사 공채, ‘오버 스펙’ 지원자도 쇄도
  10. 10이언주 세 차례(지난해 12월, 설, 2월말 조사) 3위 차지…박성훈 4위로 부상
  1. 1가덕법 통과 직후, 박형준 35.0% 김영춘 21.3%
  2. 2박형준 47.4% 김영춘과 13%P차
  3. 3이언주 세 차례(지난해 12월, 설, 2월말 조사) 3위 차지…박성훈 4위로 부상
  4. 4표심은 경제 활성화에 방점…가덕신공항 관심도 높아져
  5. 5박형준 첫 40%대…박성훈 막판 탄력
  6. 6김영춘 1강 재확인…변성완 추격 고삐
  7. 7일자리·시청사 이전 놓고 날선 공방
  8. 810명 중 8명 “투표하겠다”…지지층선 90%대까지 ↑
  9. 9문재인 대통령 “일본과 언제든 대화할 준비”…감염병협력체 동참 제안도
  10. 10제3지대 후보 선출된 안철수, 이젠 국민의힘과 ‘룰의 전쟁’
  1. 184㎡ 9억 뚫은 부산아파트 58곳
  2. 2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몸집 키운다
  3. 3문도 못 연 자갈치아지매시장(물양장 부지 노점상 영업시설), 시설 고치면 상인 들어올까
  4. 4[경제 포커스] 상의회장선거 출마설 장인화 회장 길어지는 장고, 왜
  5. 5LG, 2021년형 올레드TV 출격 예고
  6. 6‘남아선호’ 옛말…‘여초시대’ 성큼
  7. 7더 고급스럽게…그린조이 프리미엄 골프웨어 출시
  8. 8수산자원보호 어민 직불금 신청하세요
  9. 9뉴노멀 시대, 해양수산업이 나아갈 방향은…
  10. 10해조류 건강식품, 글로벌 수산물 소비 트렌드 부상
  1. 1“창문은 내지 말라, 실외기는 실내로” 병원 증축에 요구 조건 내건 주민들
  2. 2부산대 양산캠퍼스 안에 1400m 보행녹지 조성
  3. 3가덕신공항 비전 UP <3> 월드엑스포·메가시티 시너지
  4. 4부산교통공사 자회사 공채, ‘오버 스펙’ 지원자도 쇄도
  5. 5김해 원도심 3개동 합치고, 장유3동 2개동으로 나눈다
  6. 6작년에도 34억 못 줬는데…뒤로 밀린 암 환자 의료비 지원
  7. 7위기의 법인택시…희망감차 부산 478대 역대 최다
  8. 8강원 폭설로 도로 곳곳 통제·고립…교통사고 32건 발생
  9. 95년 만에 우리기술로 개발…내년 7월께 첫 비행
  10. 10부산 2일부터 하루 6000명대 백신 접종 시작
  1. 1봄비가 야속…이승헌 제구 진땀, 나승엽 외야 실험 불발
  2. 2“타이거 힘내라”…미국 남녀골프 대회 온통 검빨 패션
  3. 3손흥민이 찌르고 베일이 갈랐다…토트넘 연패 탈출
  4. 4젊은 선수들 위기 대응능력 한계 노출
  5. 5후반 와르르…아이파크, 안방 첫 경기 참패 수모
  6. 6투타 모두 자신의 플레이 펼쳐…허문회 감독 “올 시즌 기대된다”
  7. 7이변은 없었다…부산시설공단 2년 만에 통합우승
  8. 8휴식기 마친 kt 2연승 신바람…공동 5위 안착
  9. 9부산 아이파크, 홈 개막전서 0 대 3 완패
  10. 10기성용 개막전 뒤 기자회견 자처...자비는 없을 것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세계선도국가로 가는 키워드 ‘지방분권’ /김우룡
가덕신공항은 부산의 미래 /홍순헌
기자수첩 [전체보기]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서장 관사 내 수상한 돈·황금 출처 제대로 밝혀라 /이준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유전무죄의 추억
공깃밥과 즉석밥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가덕신공항 속도전 위해선 치밀한 전략 필요하다
오늘 개학하는 학교, 철저한 방역으로 혼란 없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독성 리더십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1년짜리 부산시장 안 되려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부산 코로나 병상 부족 현실화…생활치료센터 설치 힘 모아야 /고광욱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