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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LNG·LPG 추진 선박 시대 선도하려면 /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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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8-04 20:00:02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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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국가스공사와 부산항만공사가 포스코인터내셔널, 에쓰 오일, 현대글로비스, 대우로지스틱스 등 민간 기업과 함께 LNG 벙커링(LNG를 선박에 연료로 충전하는 방식을 일컬음)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마침 지난해 12월부터 필자가 부산시에 자문해주던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구역사업이 선정됐는데, 이 사업은 LPG 추진 선박 개발이 핵심이다.

필자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선급의 의뢰를 받고 2015년 11월부터 선박용 연료 벙커링이 유류에만 한정돼 있던 관련 법령 개정의 초안을 작성한 경험이 있었기에, LNG 벙커링 합작회사 설립 소식은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그동안 선박 연료는 벙커 C와 벙커 A 등 고유황유를 사용해왔는데,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선박용연료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도록 강제했다.

이에 따라 2015년 당시는 LNG가 연료유의 대안으로 대두되던 시점이었다. 특히 노르웨이 등이 이미 LNG 벙커링 터미널을 7개나 가지고 있었기에, 산업자원부는 메가허브포트에 해당하는 부산항에 당연히 LNG 벙커링 터미널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당시는 안전사고를 우려한 지역 여론과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부 등의 소극적인 반응으로 우선은 길을 열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하게 됐고, 그때 연구가 기반이 돼 지금은 선박안전법에 가스선박규칙이 제정되면서 LNG 추진 선박이 해양수산부와 지자체 등이 추진하는 친환경선박사업의 대표적인 위치에 서게 됐다. 초기의 어려움을 뒤로하고, 공공·민간 합작으로 LNG 벙커링 회사를 만든다는 소식은 세상이 급변함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필자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부터 앞으로 상당 기간 2006년 이전의 조선 호황은 기대할 수 없으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LNG 선박 건조 등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몇 년간 LNG 선박의 전 세계 건조량 대부분을 한국이 수주하는 쾌거를 올려 다행스럽다. 그러나 우리가 건조하는 LNG 선박은 LNG 운반선이지 컨테이너 등 일반 화물이나 여객 운송용 LNG 추진 선박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자.

상선은 경제성이 중요하다. 연료비 등 경비도 중요하지만, 같은 용적에서 최대한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어야 한다. 선주들을 만나 얘기해 보면, LNG 추진 선박은 아직 연료탱크 용적이 커 유류(기름)를 쓰는 선박보다 화물적재량이 30%가량 줄어들기에 상당 기간은 상용화가 어렵다고 한다. 이는 결국 LNG(또는 LPG) 추진 엔진이 출력을 대폭 높이고, 연료소비량을 줄여야 현존 선박을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구역 사업을 추진하면서 느낀 점은 현재 해양수산부와 한국선급, 중소기업벤처부, 산자부 등이 친환경 선박으로 LNG 선박이나 전기 선박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대부분 LNG나 LPG 누출 때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하기 위한 선체구조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

LNG나 LPG의 특성이 파악돼 있고, 저장탱크나 관련 부품이 개발돼 있어 선박구조설계만 잘 하면 이는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출력 엔진이 개발되지 않으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연료비 절감도 한계가 있어 경제성 보장이 쉽지 않다. 결국 상업용 선박엔진을 조기에 개발해 상용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보는데, 현재 우리나라 R&D 정책이 대기업을 배제하고 중소기업과 연구기관 중심이다 보니, 적어도 LNG나 LPG 추진 선박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에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LNG·LPG 추진 선박은 친환경 선박으로, 완전한 전기 선박시대가 올 때까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핵심기술을 선도하지 못하면 그런 시대가 올지라도 1990년대 수준의 조립에 만족하는 조선업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LNG 운반선을 대량 수주하니, 프랑스의 LNG 탱크 설계회사가 웃더라는 보도에서 보듯 핵심기술 확보가 더 중요해 보인다. 분야에 따라서는 대기업·중소기업·대학·연구기관 상관없이 시장에서 통하는 기술과 상품 개발에 R&D의 문을 열어두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LNG 벙커링 회사에 부산항만공사가 참여하고, 부산이 LPG 추진 선박을 중심으로 규제자유구역사업에 선정된 것은 세계 조선 시장에서 부산이 다시 중심에 서기 위한 큰 걸음이라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한 사건이다.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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