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부산에 쏟아진 폭우로 도심하천인 동천이 범람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지난 10일 집중호우 때 하천이 넘친 이후 불과 10여 일만에 같은 사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근년에 보기 드문 폭우가 내렸다고는 하나, 이례적으로 연이어 발생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단순히 여러 가지 악조건이 겹치는 등 천재지변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부산시 등 당국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고 장기적으로 대비책을 찾아야 할 이유다.
지난 10일 범람 이후 현장조사 결과, 시의 동천 생태하천복원 사업으로 설치된 가물막이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바다로 흐르는 통수 단면이 좁아졌고, 때 마침 만조까지 겹치면서 하천이 넘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문제의 가물막이를 철거했지만, 23일 폭우에 동천은 또다시 범람했다. 10일 폭우 때 한 원인이었던 고장난 펌프장도 수리를 마친 상황이었다. 앞선 범람 당시의 주요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재발했다는 건 또 다른 이유가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시는 범람이 재발한 원인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천재지변에 의한 어쩔 수 없는 피해라고만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물론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피해의 원인을 단기간에 찾기 어려운 측면이 없진 않다. 그러나 ‘100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한 폭우’라며 하늘 탓만 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 무엇보다 지구온난화 시대 기후변화는 더 많은 폭우를 예고하고 있고, 이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천재지변이라고 손 놓고 있다간 매 번 같은 피해를 되풀이 할 뿐이다.
동천 뿐 아니라 이번 폭우로 수영강 하류인 해운대구 우동 일부 등 저지대도 물에 잠겼다. 센텀지구에는 2011년 우수저류조를 설치했지만, 인근 도로는 큰비가 올 때마다 물에 잠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의 시설로는 피해를 막기에 역부족인 것이다. 따라서 “지역하천의 물순환 체계를 기후변화 시대에 맞춰 대비해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의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아무리 천재지변이라도 대비책에 따라 피해는 천양지차다.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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