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은행(World Bank)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각국의 국경 봉쇄조치와 교역량 감소 등의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5.2%로 예측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또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하는 등 연일 암울한 경제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반대로 한국의 특허출원은 코로나 19 사태 이후 오히려 증가해 주목받는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특허출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특허협력조약(PCT) 국제출원의 경우 12.6%가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국내 특허출원과 해외 국제출원이 각각 6.6%, 6.5% 증가했다고 하니 코로나 19 여파를 고려한다면 이는 꽤 놀라운 수치임이 틀림없다.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중소기업의 특허출원이 증가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식재산권(IP) 확보로 인한 성과를 체감한 점이 크다. 중소기업이 IP를 혁신성장을 위한 비용이 아닌 투자 자산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과거 중소기업에 IP가 단순 기술 보호의 기능에 한정됐다면, 최근에는 기술 중심 지역 중소기업이 IP를 창출·보호·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IP 기반의 경영 방식을 도입해 괄목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실제로 지역 소재 모 중소기업의 경우, 지식재산 경영 및 IP 포트폴리오 구축전략을 통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약 51%(30억 원 수준)가량 수출액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특허로 구성된 IP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신규 해외 바이어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쪽으로 큰 힘을 발휘했다. 결과적으로 회사 경영에서 장기적으로 큰 전환점이 됐다는 후문이다. 해당 기업도 초기에는 IP 포트폴리오 전략을 실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정부의 ‘지역 중소기업 지식재산경영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위기를 극복했다.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 각 지자체는 ‘지식재산센터’라는 지식재산 종합지원 창구를 통해 지역의 지식재산 창출을 지원하고, 창업 활성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기술 확보와 IP의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해외 특허출원 같은 IP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행할 때 필요한 만만찮은 비용 탓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지식재산센터는 지역 중소기업들에 해외 특허출원 비용을 지원하고 해외 IP·특허 포트폴리오 전략 등 지식재산 전반의 종합 해결책을 제공해 기업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한다.
최근 지역경제에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특히 부산은 지난 10년간 지역경제가 중소기업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다. 일자리 수, 생산액, 부가가치 창출액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압도하고,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지역 공헌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달리 이야기하면 성공한 IP 기반 지역 중소기업의 등장은 지역 경제 및 지속적인 지역 성장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은 한국발명진흥회 부산지부 산하 부산지식재산센터에서 기업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지식재산권 관련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스마트 해양 및 지능형 기계 등을 포함한 부산 7대 전략산업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코로나19 관련 기술을 보유한 IP 기반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지역 핵심전략산업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활성화하고자 한다.
코로나19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가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대기업보다 사업 유연성이 큰 지역 중소기업에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산 중소기업이 부산지식재산센터를 통해 산업 전환기에 필요한 핵심 IP를 확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업과 지역사회 모두 ‘윈-윈’하는 미래를 기대해본다.
고준호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