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 경제가 엄중한 시기로 돌입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외국인 근로자 유입에 문제가 생기면서 공장 돌리기가 어려워져서다. 지난 6월 외국인 생산인력을 신청한 기업 1062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설문조사를 했다. 코로나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어려워질 경우 오는 영향을 알기 위해서다. 당장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는 기업이 52.3%였다. 적어도 3, 4개월 내 생산 차질이 올 것이라고 답변한 기업이 36%였다. 합하면 88%가 넘는 기업이 3, 4개월 내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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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해마다 2만 6000여 명 정도 외국 근로자를 받았다. 이것도 넉넉하지 못해 수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올해 상반기까지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2000여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아 올해 입국 가능한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해의 1/10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 현장에서 난리가 난 이유다.
이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정부가 진 셈이다. 물론, 한국에 외국인 근로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고용기간이 지난 근로자들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이들이 속한 나라에서 이들의 귀국을 막아 오도 가도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재고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해외 외국인 근로자를 조금 더 수월하게 입국시키는 조치를 하는 것이다. 예로, 코로나 음성판정을 현지 국가에서 받게 하고 자가 격리도 현지에서 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자가 격리를 한국에서 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로 코로나 사태에 따른 인력 부족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의 자구책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사업에 발 벗고 나섰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기업에 단계별로 필요 비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 그럼에도 이 사업 진도가 빠르지 못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기업들이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필요를 그동안 별로 느끼지 못했다. 다른 이유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에 대한 기업들의 회의감 때문이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이유는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 공급이 비교적 잘 된 것도 큰 원인이다. 사실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려면 번거로운 일이 많다. 자동화 장비를 설치해야 하고 이를 시스템으로 통제하는 프로그램 설치도 필요하다. 여분의 투자가들뿐 아니라 사업주들에게 익숙하지 못한 방식이다. 이렇게 복잡한 일을 하기보다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생산하는 것이 손쉬웠다. 두 번째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도 생각하는 것만큼 효율성이 오르지 않는다는 고민을 들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먼저, 필요성을 다른 시각에서 살펴봐야한다. 외국인 근로자 공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유일한 길이 스마트 팩토리임을 인식하자. 무엇 때문인가? 어떤 전문가들은 공장 근로자가 대폭 줄어든다는 것을 이점으로 설명한다. 옳은 지적이 아니다. 그 정도 수준의 스마트 팩토리가 되려면 무인화에 가까운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럼 무슨 효과가 있다는 말인가? 가장 중요한 효과는 남성 인력을 여성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조 현장에 가보면 여성 인력보다는 남성 인력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외국인 근로자의 상당수도 남성이다. 이들을 경력단절로 고통받는 여성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 스마트 팩토리로 인해 힘을 써야 하는 일들이 장비로 대체되고 더욱 단순해져서다. 다른 효과는 스마트 팩토리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다. 외국인 근로자와 관련한 큰 단점은 생산성 하락이다. 언어와 문화 차이에 따른 것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를 내보내고 미숙련 외국 근로자를 다시 받아야 하는 것도 원인이다.
이들을 한국의 경력단절 여성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한국 여성 인력이 쉽게 근무하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 여성들에게 특유한 섬세함이 발휘될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또한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는 남성 인력에 비해 안정적인 확보도 가능하다.
두 번째 문제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도 효과가 없다는 생각에 관한 것이다. 이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솔루션과 관련이 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솔루션은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라는 거다. 개별 생산설비에 부착해 원하는 생산수량과 품질에 맞추어 작업지시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웬만한 실력이 아니면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운영하기 힘들다. 설비별로 생산지시를 해주니 생산을 효율적으로 할 수는 있지만, 해당 설비에서 불량이나 문제가 생길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이 프로그램은 알려주지 못한다.
이것을 알려면 MES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이 문제가 뜻밖에 크다. 웬만한 크기의 중소기업이 아니면 이런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기 어려워서다. MES를 솔루션으로 도입한 기업들이 토로하는 가장 큰 고통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AI형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야 한다. AI형은 MES기능을 모두 가지면서 MES가 산출한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근로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더해 예방보전(preventive maintenance)이 시급한 설비가 무엇인지, 공장 전체 설비 최적화는 잘 돼있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솔루션들이 최근에 보급되고 있다. 이런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MES 가동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AI형으로 바로 구축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솔루션에 대해 기업들이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외국인 근로자 수급이 어려운 것만 보지 말고 대안도 살펴보자. AI형 스마트 팩토리가 그 대안이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