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경제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산항 신항 배후 국제산업물류도시 일반산업단지(571만774㎡)의 환경개선사업이 9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사업 유관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부산국토관리청이 서로 일처리를 미루며 부산도시공사의 환경영향평가 이행 신청을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사고가 빈발하는 낙동강 하류의 실정을 의식한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지난해 10월 일반산단을 준공한 도시공사는 서낙동강의 녹조를 줄이는 환경영향평가를 이행하기 위해 낙동강유역청에 저감물질 사용계획서를 제출했다가 돌려받았다. “공공수역관리자인 국토부(부산국토청)를 통해 사용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부산국토청 역시 “하천 수질은 환경부 소관이며, 해당 사업은 국토부 사업이 아니다”며 도시공사의 사용계획서 제출을 거절했다.
문제는 사업에는 관여하면서 책임은 회피하려는 모순적 행태다. 도시공사의 환경영향평가 이행 여부를 감독하는 낙동강유역청은 녹조 저감물질 사용을 승인했다. 그러면서 사용계획서는 부산국토청을 거쳐 제출토록 하니 일처리의 앞뒤가 어긋난다. 물질 사용을 승인한 곳이 사용계획을 판단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낙동강유역청의 행태는 약은 자신이 팔았는데 복약 책임은 타인에게 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산국토청의 행태 또한 모순적이긴 매한가지다. 부산국토청은 서낙동강변에 태양열 물 순환장치를 설치하는 도시공사의 환경개선방안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러고선 그 대안으로 마련한 녹조 저감물질 사용에 대한 책임은 낙동강유역청에 미루니, 같은 수역인데도 어제는 내 관할이고 오늘은 아니라는 것인가. 엿장수도 이런 식으로는 하지 않는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마당이다. 행정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업을 발굴해도 모자랄 판에 내 미락 네 미락하며 일거리의 씨를 말리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낙동강유역청과 부산국토청에겐 도탄에 빠진 민생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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