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지역 시내버스 업체들에 대한 시 재정지원금이 준공영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2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매년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재정지원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난이 심화된 까닭이다. 하지만 시가 발표한 준공영제 혁신안은 1년이 지나도록 실행되지 않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재정 누수를 야기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내버스 업체들의 경영 부실과 비리가 드러나 물의를 빚자, 시는 지난해 7월 도시철도 중심 버스노선 개편, 회계 공유 시스템 구축, 표준운송원가 산정 합리화 등 18개의 혁신안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버스운송조합과 노동조합, 부산시·시의회,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노·사·민·정 상생협의회를 꾸려 지금까지 6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표준운송원가 산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혁신안은 아직도 구상 상태에 머물고 있다.
시내버스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2008년 24%대였던 시내버스 운송부담률이 도시철도 이용 증가로 현재 18%대로 떨어졌는데도 도시철도와 10개 역 이상 중복되는 버스노선이 53개에 이른다. 더 나아가 당기순이익보다 많이 배당하는가 하면, 돈 받고 버스기사를 채용하는 등 범죄까지 서슴지 않는다. 시 재정으로 버스업체의 경영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에서 이런 경영 부실과 비리의 후과는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시민 편익 증진을 위해 준공영제를 도입했는데, 그 취지와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하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사원도 버스업체에 대한 재정지원금이 과도하게 지원된다며 효율적 방법을 찾으라고 권고한 바 있다.
코로나 사태로 시내버스의 구조조정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미증유의 불경기로 시민 소득과 시 재정이 급감하는 마당에 어찌 시내버스 업체들만 기존 방만·부실 경영을 지속하도록 방치할 수 있겠는가. 시 또한 준공영제 혁신안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한정된 재정상 시내버스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그 부담은 복지 축소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재정’의 핵심 과제가 시내버스 개혁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