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 원수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잃어버린 낙동강을 대체할 부산의 새로운 상수원 확보 방안이 곧 나올 전망이다. 거기엔 강변 여과수, 인공습지, 바닷물 담수화처럼 기존 상수원과 비슷한 것도 있지만 황강이나 남강의 하류에서 물을 끌어오는 방식도 검토되는 모양이다. 이 언급이 주무 부처인 환경부가 아니라 다른 정부 관계자에게서 나오긴 했지만, 조만간 도출될 환경부의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용역 결과에 같은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쏠린다.

낙동강 수질개선과 물관리의 일원화는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의 경계를 넘어 수계 중심의 관리를 위해 2년 전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됐고, 그에 따라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도 출범했다. 환경부가 수행 중인 용역은 모두 이 절차에 따른 것이다. 부산 경남 울산 대구 경북 등 낙동강 유역의 단체장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정부의 물통합관리 정책에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도 했다. 물 문제는 워낙 예민해서 국가의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남 입장에선 ‘부산의 취수원 다변화’라는 말만 들어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낙동강 본류가 아니라면 결국 경남이 사용하는 지류에서 물을 가져가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경남도 100% 깨끗한 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는 형편에서 다른 지자체에 줄 게 어디 있느냐는 불만도 일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도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떼쓰기는 안된다. 본류의 수질 개선을 병행하면서 대체 수원의 공정한 분배와 그에 합당한 보상을 약속하는 등 상생의 논리가 필요하다. 잘못하다간 남강댐을 둘러싼 부산 경남 25년 갈등이 재연된다.

페놀 다이옥산 과불화화합물까지 낙동강 오염 사고는 연례행사가 됐다. 부산 시민의 90% 이상이 이 물을 걸러 마시면서 불안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경남도 창원 김해 양산 등 도민의 50%가 이 물을 식수로 사용한다. 부산과 경남이 모두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지자체간 협력이 필수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물공급체계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