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좀처럼 종식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세다. 나라 밖은 더 심각해 2차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닥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당수 국가도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문을 걸어 잠근 상태다. 해외로 나가는 통로인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지난 4월 6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부산에서 항공편으로 30분 남짓 거리에 있는 일본 후쿠오카에 가려면 먼저 인천공항으로 가서 도쿄 나리타로 날아가 그곳에서 14일간 격리돼야 한다.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야 비로소 후쿠오카로 이동할 수 있다. 업무를 마치고 귀국하면 또 14일간 격리되어야 하니 후쿠오카 출장에 무려 30일 가량을 소비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렇다 보니 국제 업무 종사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부산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도 없으니 관광업계는 살려달라고 아우성이다.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 관리에 걱정이 태산이다. 이번 학기는 어쩔 수없이 온라인으로 해외와 연결해 동영상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만약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문제가 다르다.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받기 위해 국내 대학에 적을 두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 재학 중 각종 교류 프로그램으로 해외에 나가 공부하고자 했던 한국 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미국의 경우 세계 최악의 감염국이 되어 버려 선뜻 유학을 나서기 꺼려하는 분위기다.
해외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도 발을 동동 구른다. 바이러스도 두렵지만 각국이 자국민 일자리 보호를 위해 외국인 채용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이 취업비자를 전면 중단할 것이라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 공장을 둔 기업가들은 현지 출장을 가지 못해 한숨 짓는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백신이 개발되어 코로나 19가 완전히 종식되면 다시 종전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앞으로 국제여행이 회복되려면 단거리는 최소 2, 3년, 장거리는 5~7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굿바이. 글로벌라이제이션”이란 표지기사를 실을 정도다.
그렇다면 국제화는 영영 물 건너 간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제 국제화도 포스트 코로나 (Post-Corona)형으로 변화하면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실력을 갖춘 국제파에게는 해외 취업기회가 오히려 늘어 날 수 있다. 물리적으로는 자국에 거주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해외 현지 업무에 임하는 ‘자국 체재형’ 해외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해외취업은 취업비자를 취득할 수 있는 제한된 인재풀에서 이루어진 반면 앞으로는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자국 체재형’ 취업이 가능해 지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미 미국의 많은 기업이 출근 대신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추세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상당수 직원을 재택근무 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재택근무 가능성을 엿본 유수 기업들은 국경을 초월한 ‘자국 체재형’ 인재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국제파의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이다.
둘째, 방역 선진국이라는 명성을 확보하는 나라는 고품격 해외 관광국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이 대중형이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자연과 쉼·청결·음식문화가 중심이 된 ‘초면역(超免疫) 고급형’으로 그 성격이 변화할 것이다. 방역이 상품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재택근무의 피로감과 무료함에서 벗어나고자 사람들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휴양지를 찾을 것이다. 자연환경이 뛰어난 부산이 이들을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초면역’ 고급관광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셋째, 해외유학생 유치도 이제는 학생을 데리고 오는 형식에서 해외현지에 우리의 교육과정을 수출하는 형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단순 웹서핑으로 접할 수 없는 ‘고품질 원격강의’를 제공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교수들의 ‘현지 집중강의’를 병행하는 혁신적인 방법이 강구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형식으로도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기술을 활용하여 세계최초로 디지털공연을 개최했는데 삽시간에 100여 개 나라에서 12만 명이 넘는 유료 관객이 접속하여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발상 전환여부에 따라 상상을 초월한 국제화의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단순히 코로나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자세로는 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지혜가 요구되는 때임에 틀림없다.
동서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