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민식이법’이란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말한다. 지난해 9월 11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어린이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두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공포돼 올해 3월 25일부터 시행 중이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지방경찰청장·경찰서장 또는 시장은 스쿨존(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곳에 우선)에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를 설치하여야 한다’와 ‘스쿨존에 어린이의 안전을 위하여 신호기·속도제한표지·과속방지 시설 또는 장비를 우선적으로 설치하거나 도로관리청에 설치를 요청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은 처벌 수위를 강화했다. 운전자가 스쿨존에서 어린이에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했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설치 재원 확보를 빼고는 크게 문제가 될 대목이 없다. 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 내용은 형벌 비례성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심지어 ‘운전자 독박 씌우기법’이라는 논란도 나온다.
이러한 비판의 근거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의 법정형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인데 비해 특정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 제5조의 13의 법정형(사망사고 기준)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어서 지나치게 무겁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과실임에도 불구하고 고의범인 살인죄의 법정형인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버금가는 처벌을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이른바 ‘제1 윤창호법’이라고 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제5조의 11(위험운전 등 치사상)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비슷하다. ‘민식이법’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또한 재판부는 개별 사건의 유형에 따라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면 형을 감경(형법 제53조)할 수 있다. 따라서 ‘운전자 독박 씌우기’라고 보일 정도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 재판부가 선고에 충분히 반영할 여지도 있다.
어떤 범죄를 어느 정도의 법정형으로 처벌할 지는 당시 사회적인 상황이나 가치에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코로나 3법’ 중 하나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검체 검사를 거부하거나 동선을 허위로 진술한 사람을 엄하게 처벌하는 근거를 만든 것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 8일 해운대경찰서가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20대를 구속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부산에서는 자가격리 기간에 주거지를 이탈해 남의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로 30대 남성이 구속된 적이 있지만 자가격리 무단이탈 혐의로만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민식이법’을 통해 얻고자 하는 사회적인 가치는 교통사고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더욱 보호하려는 것이다. 과속카메라를 설치하고 가해 운전자를 엄벌하는 것은 그 하나의 수단이다. 특히 스쿨존에서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민식이법’에 녹아 있다. ‘최소한 스쿨존에서는 절대로 사고를 내지 않아야겠다’는 운전자들의 성숙한 의식이 발현될 때 우리는 안전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법무법인 다율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