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의 고용 위기가 심각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탓이다. 지역 고용 사정은 지난달 취업자 감소율이 전국 17개 시·도 중 2위일 정도로 위기다. 더욱 걱정인 것은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는 점이다. 우리 경제는 수출 비중이 큰데, 글로벌 경제는 멈춰 섰다. 우리 경제만 잘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경제 구조가 글로벌망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역 기업은 수출 비중이 큰 제조업이 많다.

최근 이 같은 지역 기업 사정을 잘 보여주는 현황 조사 결과가 있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하면 지역 100개 기업 중 70곳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 상황이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점을 예고하는 조사 결과다. 기업이 어려우면 손쉽게 할 수 있는 단기 대책은 생산축소다. 곧 감원을 의미한다. 이는 소비 축소로 이어지고, 생산 규모는 또 줄여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이런 문제를 막는 게 ‘포스트 코로나’ 대응책의 핵심이어야 한다. 부산시는 이와 관련한 묘안을 찾기 위해 지난 3일 일자리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부산중소벤처기업청 부산고용노동청 부산상공회의소 부산경영자총협회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업종별 조합 대표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시는 5대 분야, 12개 과제에 투입할 재원 3455억 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재원은 근로자 생계지원, 공공일자리 확대, 고용안정을 위한 기업지원, 포스트 코로나 산업 연계 지원 등에 투입된다.

대책은 일회성에 그치면 안 된다. 장기적인 대책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이날 회의에서 지역 산업계가 요구한 4대 보험 부담금 지원, 실직자 재고용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지원,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및 지원기간 연장 등은 제도 개선 차원에서 추진할 만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이는 시 차원에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책적인 결정이 필요하고, 많은 재정이 투입돼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정부는 현장 목소리를 새겨듣고 정책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