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new normal)’이란 과거에는 비정상적이었던 일이나 현상이 점차 ‘정상적인 것’이 되어가는 것을 뜻한다. 요즈음 들어 자주 쓰이는 표현이자 가장 마음에 와닿는 문구다.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던, 아니 이전부터 그렇게 해왔으며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왔던 것 중의 하나인 등교 수업은 초유의 사태인 코로나19로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수업 방식 또한 초중고부터 대학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게 되었다. 길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비정상이 되었고,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 제한된다.

지금의 비대면적인 사회 분위기는 우리 스포츠계를 더욱 위축되게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가상현실(VR)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경기와 체육활동, 실기수업 등의 병행 지원 체계 마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시급히 준비해야 할 숙제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까닭에 이미 우리가 해왔던 스포츠 활동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사람이 다수 모이는 실내의 스포츠 활동(수영, 피트니스, 도장 등)보다는 야외활동을 선호한다.

코로나19 초기와 달리 계절이 바뀌며 홈 트레이닝보다 나만의 야외 활동을 찾아 하기 좋은 시기에 접어들었다. 필자는 건강관리를 위해 주로 실내수영장을 찾았는데, 코로나19 이후로는 집 주변 산을 즐겨 찾게 됐다. 요즈음 공기도 좋고 날씨도 덥지 않아 등산하기에는 아주 제격이다. 사람이 적은 시간대만 잘 선택하면 좋은 경치와 상쾌한 공기, 새 소리, 흙을 밟는 느낌 등 오감을 충족하며 운동할 수 있다.

또 하나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자전거 타기이다. 요즈음 거리에서는 전용 안전모를 쓰고 저지를 입은 동호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전거 타기가 대중화되었다. 부산에도 자전거 도로가 잘 마련돼 있어 운동과 함께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그만이다. 대표적으로 온천천과 낙동강 자전거 길을 들 수 있다. 특히 온천천에서 시작해 수영강을 거쳐 해운대 방향으로 가는 쭉 뻗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면 시원한 강변 풍경에 마음이 탁 트인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벚나무를 비롯해 잎이 무성해진 나무들은 일상생활로 잊었던 내 감성을 깨워주기에 충분한 선물이었다. 천천히 바람을 맞으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자전거 라이딩은 운동 이상이며 힐링 그 자체였다.

이와 함께 캠핑도 야외 레저활동의 하나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부산에서 열린 캠핑카 박람회를 찾아보니 캠핑이 많은 사람이 즐기는 대표적인 레저 활동으로 자리 잡았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전의 캠핑 열풍에 이어 일명 ‘차박’으로 일컬어지는 요즘의 캠핑 행태는 거추장스러운 짐을 줄이고 텐트를 대신해 차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캠핑카로는 트레일러부터 카라반, 캠핑 트럭, 캠핑 밴 등 전용 차량뿐만 아니라 평소 이용하는 승용차를 개조하는 트렌드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차종에 상관없이 캠핑용 자동차로 변형할 수 있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캠핑카 법)’이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앞으로 캠핑카와 관련한 산업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된다. 1990년대 처음 열린 캠핑카 시장은 2014년 1500억 원에서 2017년 3000억 원으로 두 배 성장했다. 이후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캠핑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알맞은 레저 산업 아이템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좋아하는 친구, 동료와 도란도란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은 추억을 넘어 힐링일 것이다. 아니 혼자라도 좋다. 일상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캠핑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우리 스포츠계도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인지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계의 뉴노멀은 이제 시작되었고 경기나 대회를 넘어 건강, 레저, 관광까지 지금까지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스포츠의 품으로 끌어들여 치유가 융합된 ‘스포츠 힐링’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영산대 태권도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