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년까지 5년간 76조 원을 쏟아부어 ‘한국판 뉴딜’ 사업을 펼친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인 2022년까지 디지털 뉴딜(13조4000억 원), 그린 뉴딜(12조9000억 원), 고용 안전망 강화(5조 원) 등에 31조3000억 원을 투자해 5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어제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데이터·네트워크 등 디지털 산업과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친환경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비전이다.
디지털 산업 분야는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공공데이터 개방, AI·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등 사업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모두 6조5000억 원을 들여 22만2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산업과 관련해선 낡은 공공임대주택과 어린이집, 보건소 등을 고효율 단열재와 환기 시스템으로 보강하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 5조8000억 원을 투입한다. 올해 말 해수 흐름을 이용한 조류발전 부품 시험장을 부산에 설치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도 박차를 가한다.
정부 발표에는 이런 중장기 계획은 있지만, 하반기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판 뉴딜’ 사업과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요한 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당면 현실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전문기관이 올해 우리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을 점친 것과 달리, 정부는 성장률을 0.1%로 잡았다.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으려면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4일 국회에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 추경안에 다수의 경제 주체가 공감할 수 있는 경기 부양안을 담길 바란다.
아울러 수도권에 치우친 리쇼어링(해외공장 국내 복귀) 대책에 대한 손질도 필요하다. 정부는 유턴기업의 부지를 수도권에 우선 배정하고, 모든 부처가 밀착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 대책마저 지방은 열외다. 이런 식이라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토 불균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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