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가 어제 국회에서 만나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에 착수했다. 원 구성은 국회가 회의와 의결체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하기 위한 조직을 갖추는 일이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단은 다음 달 5일까지, 상임위원장은 다음 달 8일까지 선출해야 한다. 여야 모두 법정 시한 내에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역대 원 구성 전례를 보면 19대 국회 후반기를 제외하고 법정 시한 내 원 구성을 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진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우리 국회의 흑역사다. 20대 국회만 해도 전반기 원 구성은 임기 시작 후 14일, 후반기 원 구성은 47일 걸렸다. 무려 임기 시작 125일 만에 원 구성을 마친 14대 국회(전반기)의 전례도 있다. 14대 이후 역대 국회 원 구성에 걸린 기간이 평균 41일이 넘을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상임위원장단 선출 등 자리다툼이 원인이었다.
이번 국회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협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여야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일부 위원장 자리를 놓고 이견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중 법사위원장은 전망을 어둡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여당은 더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줄 수 없다는 분위기다. 20대 국회에서 정부·여당 제출 법안이 법사위에서 발목 잡히는 사례가 많았던 탓이다. 야당은 17대 이후 제1야당이 맡아온 관례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래서 협상이 필요하다. 이견을 조율하는 게 정치력이다. 더욱이 지금은 국가적인 비상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와 민생이 매우 어렵다. 제3차 추가경정예산 심사 등 경제난 극복을 위해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입법 과제가 쌓여 있다. 여야가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서로 가지겠다고 다투며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여야가 통 큰 협상안과 양보로 시한 내 원 구성을 원만하게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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