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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한국판 뉴딜? 그린 뉴딜? 지역 뉴딜! /정상도

경제 위기극복 프로젝트, 시대정신과 비전 담아야

균형발전 바탕 지역 우선…명분 실리 함께 살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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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빚은 ‘경제 전시상황’을 극복하고자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카드가 ‘한국판 뉴딜’이다. 방역에서 보여준 개방·투명·민주 원칙과 창의적 방식이 세계적 성공모델이 되었듯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흐름을 선도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에 쏟는 정성은 각별하다. “특별히 전 부처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국가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우리의 강점을 살려 국내 기술과 인력을 활용한 디지털 기반의 대형 IT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4월 28일 국무회의)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선점투자입니다. 5G 인프라 조기 구축과 데이터를 수집·축적·활용하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5월 10일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

‘뉴딜’은 미국이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한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나랏돈으로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는 한편 노동기본권을 보장했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판 뉴딜’의 속도를 강조하며 관료들을 독려하고,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판 뉴딜’에 대한 예산·입법 지원을 21대 국회의 중점 과제로 꼽으면서 당·정·청이 한몸처럼 움직이는 이유다.

그 사이, 100년 전 모델 적용의 유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다. 시멘트 등 토목공사 관련 주식이 급등세를 보이거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여행·숙박업계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이 우선 아닌가하는 문제 제기가 그 예다. 미증유의 두려움에 맞서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메시지에 더해 새시대를 개척하려는 의지와 비전이 없다면 자칫 ‘뉴딜’이 아니라 ‘올드딜’이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그린 뉴딜’이라는 또 하나 날개를 달았다. “청와대 정책실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한국판 뉴딜은 크게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사업으로 밑그림이 정리됐다.”(5월 20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그린 뉴딜은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다. 이미 유럽연합은 지난해 12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한 ‘유럽그린딜’에 합의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의 역할을 당부할 만큼 대한민국은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기후변화대응지수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부끄러운 수준이다. 그러니 그린 뉴딜로 코로나19 사태의 근저에 있는 기후위기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비전을 마련한 모양새다.

앞으로 ‘한국판 뉴딜’과 ‘그린 뉴딜’ 소식이 쏟아질 듯하다. 문 대통령이 물꼬를 트고,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을 다듬고 있는 데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관련 입법에 나서는 한편 3차 추경 반영을 예고한 마당이다. 하지만 ‘한국판 뉴딜’과 ‘그린 뉴딜’ 논의에서 지역이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새가 좌우 날개로 난다지만, 몸통 없는 새가 있는가. 그 몸통이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은 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은 지역이 골고루 발전함으로써 가능하다. 바로 국가균형발전이고 ‘지역 뉴딜’이다.

디지털 뉴딜이 4차 산업시대 적응을 앞당기고, 그린 뉴딜이 성장과 환경의 공존을 지향한다면, 지역 뉴딜은 대한민국 전체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일이다. 똑 같이 세금 내고 서울 사람과 그 나머지인, 그래서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몰려 사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 이때문에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면 지역별 맞춤 성장 전략을 검토하고 시행하는 역발상과 노력을 보여야 마땅하다. 서울과 지역을 잇는 교통·통신·의료·교육 인프라에 만족할게 아니라 지역과 지역을 잇는 수평적 인프라를 이 기회에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지역별로 경쟁을 부추기고 목소리 큰 곳에 선심 쓰듯 정책 보따리 하나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온전하게 대한민국을 이루는 국민을 생각하는 일이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 취임사처럼 문재인 정부가 명분과 실리를 함께 살리는 길이다.

재난은 사회의 약한 고리에 더 큰 충격을 줬다. 노인이나 비정규직에 더 많은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그래서 마련됐다. 방역 위기를 극복했지만 경제 위기라는 쓰나미 경보에 파랗게 질려 있는 대한민국에서 약한 고리가 지역 아닌가. 이를 극복하고자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245조 원을 기업 지원과 일자리 대책에 투입하고 ‘한국판 뉴딜’이란 처방전을 내놓았다면 지역에 대한 관점부터 바꾸고 다시 살펴보는 게 옳다.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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