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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문화예술인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남송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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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5-24 20:02:3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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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몰고 온 일상의 흔들림은 전방위적이다. 저소득층이나 소상공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더한다. 소위 일부 상위층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에게 긴급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이 함께 힘을 합쳐 부산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한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45억, 경기 50억, 인천 20억, 대전 14억, 경남 7억 9000, 경북 10억, 전북 4억, 충북 7억1000 규모로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도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문화예술인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하루하루의 양식을 걱정해야 할 시점에 이른 이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할 일이다. 지원계획을 살펴보면, 30억 원 규모 예산을 마련해 우선 예술인 생계 지원(16억),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사업확대(6.4억), 창작극장·극단 지원(1.7억), 예술인을 기업에 파견하는 굿모닝예술인 지원(3.9억), 포스트 코로나19 힐링·향유를 위한 문화예술활동 지원(4.7억) 등이다. 우선 생계지원에 비중이 쏠려있다는 것은 문화예술인의 생활이 얼마나 각박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문화예술인 중에서도 실질적인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제대로 지원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원대상에 선정되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예술인으로 등록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부산의 경우 현재 약 3400명 정도 등록되어 있다. 이 수치를 통해 알 수 있듯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전체 예술인 수를 감안한다면, 다수가 여전히 예술인 등록에서 제외되어 있다. 예술인으로 등록되어있다 하더라도, 그동안은 특별한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지역예술인들에게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다 보니 재난지원금을 위해 너도나도 예술인 등록부터 한다고 분주하다. 결국 이런 현상은 모든 문화행정을 아직도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는 폐해의 결과이다. 지역 예술인 등록은 지역 문화재단에 맡겨야 제대로 할 수 있다. 문화행정이나 서비스의 주체가 실질적으로 지역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는 예술 창작만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소위 전업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업 예술인 중에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치 않은 대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들은 극히 소수이며, 대부분의 지역 전업 예술인들은 창작활동이 생업이다. 특히 부산지역 예술인들 중에는 본업에 따로 종사하면서 예술 활동을 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지원대상 선정 과정에서 이 점이 세밀하게 정리되지 못하면, 지원이 단순히 예산을 일정하게 분배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이 아닌, 예술인을 위한 지원이 조금은 다른 차원에서 변별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좀 더 나아가 코로나로 일반 시민이 겪는 고통의 시간을 완화해 줄 ‘포스트 코로나19 힐링·향유를 위한 문화예술활동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 지금 모든 시민은 생애 초유인 고난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는 이들 역시 급속히 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고통의 시간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이런 차원에서 시민을 위한 예술적 치유는 시급한 현실적 과제가 되어 있다. 힘든 시간을 막연히 참고 견디자는 주문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마음의 짐과 정신적 피로감을 씻어낼 무언가가 일상생활 속에서 필요하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극복해가야 할 근원적인 힘도 필요하다. 무엇이 이 상황을 헤쳐나갈 근본적인 힘이 될 수 있을까? 가장 매력적인 힘을 지닌 것은 역시 문화예술이다. 이러한 문화예술 역량은 인간이 겪는 고통을 공유하면서 서로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이것이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이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서로 공유하고 유대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공감력은 아픔과 힘듦을 나누는 계기를 만드는 첨병이다. 어렵지만 더 많은 문화예술 재정을 확보해 ‘포스트 코로나19 힐링·향유를 위한 문화예술활동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는 지역문화의 고질적인 약점인 예술의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구조 마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

부경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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