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 국가다. 서울 인천 경기 외 지역은 부산 대구 광주가 아니라 ‘지방’이라는 용어로 통칭된다. 서부인(서울 부산 인천)으로 불리던 도시 위상은 서인부(서울 인천 부산)로 바뀐 지 오래다. 지난해 국제신문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수도권 일극체제의 중심에 인천국제공항에 올인하는 국가 항공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십수 년째 관문공항을 건설하자는 부울경 지역민의 외침을 외면한 정부는 4단계 확장사업이 끝나지도 않은 인천국제공항에 5단계 확장사업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김해공항 확장, 이른바 김해신공항 사업의 검증 결과도 나오지 않은 마당에 또다시 국가 항공정책이 인천으로 집중된다. 인천공항은 이미 국제여객기준 세계 5위, 국제항공화물 기준 세계 3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사람(연간 여객만 1억 명)과 물류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집적되니 인천을 비롯해 수도권에서만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난다. 인천공항 주변에는 신도시도 잇따라 개발된다. 도시 발전의 요소를 모으는 플랫폼이 바로 국제공항인데, 정부의 항공정책이 인천국제공항에만 집중되고 있으니 인천의 비약적 성장은 불 보듯 뻔한 결과다.
하지만 부울경 시도민의 염원인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어떤 단계인가. 관문공항 건설의 전제가 되는 김해신공항 사업의 재검증 절차가 진행만 됐을 뿐 결과 도출은 요원하다. 지지부진한 속도에 시민 피로도만 점증되는 형국이지만 관문공항 건설을 주도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5분 성추행’으로 물러난 이후 관문공항 건설의 컨트롤타워도 실종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더 큰 문제는 ‘과연 신공항이 필요한가’라는 지역 내 일부 여론과 이에 따른 패배 의식이다. 정부가 짓고자 한 김해신공항이 생겨도 그것이 관문공항이 절대 될 수 없다. 총리실의 재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된다면 김해공항의 확장에 불과한 정부의 계획은 소음 안전 환경문제는 물론 확장성에서도 문제가 노출됐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 건설은 ‘340만 부산시민’ 나아가 ‘800만 부울경’의 미래이자 운명이다. 사람과 물류가 있어서 관문공항이 들어서는 것이 아니다. 관문공항이 있기에 사람과 물류가 생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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