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이 살얼음판 같다. 이태원발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대형병원과 국민안심병원에서 연달아 확진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여서다. 고3 등교 첫날인 20일 3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30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11일(35명) 이후 9일 만이다. 인천에선 고3 학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5개 구·군의 66개 학교가 등교한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80일 만에 이뤄진 등교 개학이 돌연한 귀가 조치로 빛을 바랬으니, “학교 가기가 정말 힘들다”는 하소연이 절로 쏟아진다.
작금의 사태가 심상찮은 건 정확한 감염경로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태원발 감염의 경우, 그 범위가 학원 노래방 택시 PC방 등 지역사회 곳곳으로 확대되더니 급기야 학교로까지 번졌다. 바이러스 전파의 끝을 가늠할 수 없어 ‘N차’라는 부정형 기호를 붙여야 할 지경이다. 병원은 더 막막하다. 감염원이 안인지 밖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병원이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됐던 메르스 사태가 떠오른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집단감염 폭탄을 안고 사는 셈이다.
다행히 부산에서는 7일째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진단검사를 받은 이태원 방문자는 463명으로 증가했지만, 2명을 제외하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무겁다. 학사 일정 차질을 우려하면서도 “무리해선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학부모와 교사 역시 불안하다. 학교 건물 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검사를 하고, 급식실 화장실 등 학생이 많이 모이는 곳을 수시로 소독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섣부른 등교 개학이 집단감염을 부른 싱가포르, 프랑스 사례가 어른거린다.
그렇다고 마냥 온라인 교실에 머물 수는 없다. 자명한 사실은 코로나19도 물리치고, 학교에도 가야 한다는 거다. 생활과 방역, 두 마리 토끼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약효가 입증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시판되기 전까지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서로 격려하고 조언하는 집단방역으로 그 현실을 견뎌내야 한다. 코로나 시대, 삶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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