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99%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총학생회 연합인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전대넷)가 공개했다. 대학이 코로나19 때문에 시행 중인 온라인 비대면 수업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전대넷은 교육부 대학 학생이 3자 협의회를 구성해 등록금 환불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온라인 수업은 교수와 학생의 실시간 쌍방향 형식이다. 설사 이 수준은 아니어도 교수가 온라인용 콘텐츠를 별도 제작해 비대면수업의 한계를 최대한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과제만 제시하거나 기존 자료를 업로드하는 수준에서 학생들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학의 온라인 인프라도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도서관 같은 필수시설 출입이 통제되는 점도 학생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다음 달 중으로 일부 대학이 대면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곤 하지만 이미 반학기가 그렇게 흘러가 버렸다. 한 학기 등록금이 국공립은 200만~300만 원, 사립은 500만~700만 원이나 되는데 교육 수요자로선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지금같은 코로나 사태를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다. 대학이나 교수 입장에서 보면 갑작스러운 상황 전개에 대비할 시간이 절대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등록금이 장기간 동결된 데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시설투자가 일부 이뤄졌기 때문에 대학 측에선 학생들의 요구가 난감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후 사정이 부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완전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교육자의 책임이 그래서 무겁다.

더 큰 문제는 교육부다. 등록금 환불 요구가 시작된 게 두 달 가까이 됐는데도 사태 해결엔 미온적이다. 며칠 전 대학단체와의 회의에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해결하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교육부가 대학 교육의 당사자로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기는커녕 방관자 모드인 것이다. 대학이 등록금을 내놓게 하든, 정부 재정을 투입하든, 학생들의 잃어버린 학습권에 대한 적정 보상에 교육부가 더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