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곳간에 비상등이 켜진 것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거의 매년 편성돼 온 추가경정예산과 해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본예산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재정 수지가 악화된 것도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예견된 결과로 읽힌다. 굳이 어려운 회계 용어를 대입하지 않더라도 들어 온 돈이 나간 돈보다 적으면 살림살이에 ‘펑크’가 나기 마련이다.
정부는 국가 가계부 성격의 ‘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지난 7일 발표했다. 골자는 ▷재정수지 적자 폭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 ▷국가부채 1750조 원 육박 등이다. 지난해 나라살림 결과를 다시 언급한 이유가 있다. 국가 재정 악화가 지방정부에도 연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부산시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수의 상당 부분을 국세에 의존한다. 부가가치세(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한 ‘지방소비세’가 대표적이다. 지방소비세 규모는 지자체 세목 중 최상위권을 차지한다. 부가세가 줄면 지방소비세에도 영향을 미쳐 지자체가 가계부를 꾸리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구조다. 지난 2월 정부가 걷은 부가세는 지난해 2월보다 2조2000억 원이나 적었다.
문제는 각 지자체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도 직면했다는 점이다. 복지성 현금 지출이 갈수록 늘고 있어 예산 증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지방세수 감소 역시 불가피하다. 지출은 늘고 수입이 감소하는 고질적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시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시가 징수한 자동차세(253억 원)와 레저세(66억 원)는 목표액 대비 각각 38억 원과 4억 원이 적었다. 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가 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이달 말 집계되는 3월 통계에 본격 드러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보고서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지역 경기 침체 등으로 올해 지방세수가 총 3조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그나마 0%대에 머문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최근 국내외 경제·금융기관의 전망치는 잇달아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텅 빈 곳간’ 사태는 더는 중앙정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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