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가 수도권 초집중화와 지역 불균형이다. 인적·물적 자원이 수도권에 쏠려 있고, 이로 인한 지역 간 격차 확대가 만성적 현상이 된 지 오래다. 게다가 근래에는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수도권 인구가 사상 최초로 국내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선 것만 봐도 그렇다.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으로 따져도 81%가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반면 지방은 청년층 유출과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상당수 기초자치단체가 소멸 위기에 놓인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가와 지방의 미래가 암울한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해법은 역시 균형발전이다. 역대 정권에서 관련 정책들을 내세우고 추진했지만, 현실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핵심적 요소이나, 여전히 미흡하다. 물론 참여정부가 2005년 그 계획을 처음 수립한 이래 상당수 공공기관이 지방 혁신도시로 옮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신설된 133곳 중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도 55%에 이른다. 거의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여기에다 거대 양당의 이번 4·15총선 공약은 더 실망스럽다. ‘혁신도시 시즌2와 공공기관 추가 이전’, 자치분권 실현 등의 지역 핵심 공약이 실종되다시피해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균형발전 공약으로 상생형 일자리 확산, 재정분권 강화, 생활 SOC 활성화, 국립대 집중 육성 등을 내세웠으나 정부의 기존 정책을 나열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미래통합당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일부 정책은 수도권 중심적 관점이라 균형발전 철학이 부재하다는 지적까지 받는다.
그렇다 보니, 두 당이 총선의 ‘수도권 표’를 의식해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그에 대한 공약을 배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그제 부산의 합동선거대책회의에서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확정 짓겠다”고 밝혔지만, 곧이곧대로만 들리지 않는다. 지역 여론과 득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란 인상을 떨칠 수 없어서다. 결국 백 마디 말보다 실천이 관건이다. 야당도 균형발전 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협력할 것은 적극 협력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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