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너지도 않았는데 배에서 내리려 한다. 작금의 시민생활 변화를 보며 드는 우려다.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누그러지긴 했지만, 사태 재악화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많이 느슨해졌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월 4주차(23~29일)의 국민이동량이 2월 4주차(24일~3월 1일)보다 16.1% 증가했다. 지난 4일과 대비하면 증가율은 20%에 이른다고 한다. 예삿일이 아니다.
지난 6, 7일 연속 국내 신규 확진자가 47명에 머문 건 사태 호전 조짐이다. 일평균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 감염경로 미확인 사례 5% 이하일 경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 전환을 검토한다는 정부 목표에 차츰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집단감염, 전체의 30%를 웃도는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 50건이 넘는 완치 후 재확진 같은 함정이 널린 데다 감염경로 미확인율이 10%에 이른다. 생활 방역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부산 역시 지난달 24일 이후 15일째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아 전망이 밝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5일 현장 예배를 강행한 교회가 지난주보다 158개 늘어난 716개(전체의 40.7%)로 집계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거스르는 곳이 많아, 언제든 다시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는 형편이다. 지난 6일 2527명이었던 자가격리자가 하루 새 2788명으로 증가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자가격리 의무를 어겨 사법처리 절차를 진행 중인 사람이 현재 75명(67건)에 달한다. 지난 3일 한 자가격리자가 부산 북구 삼락공원을 산책하다 고발당하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답답함을 참지 못한 일부 젊은이가 유흥업소로 몰리는 현상도 걱정스럽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클럽은 집단감염 우려가 큰 장소”라며 젊은이들에게 ‘조용한 전파자’가 되지 말 것을 당부할 정도다. 우회로는 없다.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그 원칙에서 멀어질수록 코로나19 퇴치는 어려워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