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계에는 리턴 매치(Return Match)라는 게 있다. 복싱 종목에서 선수권을 빼앗긴 선수가 새로 선수권을 얻은 사람에게 다시 도전해 싸우는 경기를 주로 말했다. 지난 세기 유행했던 프로복싱의 리턴 매치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프로모터들이 돈벌이 흥행을 위해 90일 전후로 리턴 매치가 이뤄지도록 기획했던 시절이다.
외나무 다리에서 또 만나는 두 선수 중 승리한 선수가 누리는 영광과 기쁨은 남다르다. 반면 앞선 경기에서 승리했다가 리턴 매치에서 패한 선수는 상당 기간 헤어날 수 없는 아픔을 겪는다. 프로스포츠 시즌에는 상대 팀 간 홈 앤드 어웨이(Home and away) 방식으로 리턴 매치가 자연스럽게 성사된다. 리턴 매치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선거판의 리턴 매치도 흥미진진하다. 4·15총선에서 18경기가 열리는 부산의 지역구 선거에는 4경기나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해운대갑(유영민-하태경), 북강서갑(전재수-박민식), 사하갑(최인호-김척수), 사상(배재정-장제원) 등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후보로 나선 선수들은 4년 전 총선에서도 한판 붙었다. 지금의 야당과 여당 진영은 여야 공수 입장이 달라졌다.
지난 선거에서는 4경기 중 여당과 야당 진영이 각각 2경기를 가져가는 접전(여 하태경 장제원-야 최인호 전재수 당선)을 벌였다. 당시 공중파 3사 출구조사는 해운대갑과 북강서갑 선거구에서만 투표 결과와 비슷한 양상으로 나왔고, 나머지는 예측불허였다.
사하갑 출구조사는 최인호 후보(47.7%)가 김척수 후보(47.2%)에 0.5%포인트 차로 앞서는 초박빙이었다. 개표 결과 최 후보(49.4%)가 김 후보(45.4%)를 4%포인트 차로 이겼다. 사상의 출구조사 1위 적중은 실패했다. 출구조사에서 배재정 후보(36.8%)가 장제원 후보(36.0%)를 0.8%포인트 차로 앞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투표함이 열린 뒤 배 후보(35.9%)는 장 후보(37.5%)에게 1.6%포인트 차로 패했다.
싸우면서 정든다고 했던가. 4년 전 북강서갑의 박민식 후보는 전재수 후보와 세 차례 맞붙어 2승 후 첫 패배를 당하고 상대를 직접 찾아 축하했다. 박 후보는 그때부터 네 번째 경기 준비에 돌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산 지역구 4곳의 리턴 매치에서 지키는 자와 도전자 중 누가 웃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유권자 선택이 궁금하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