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언제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는가?’이다. 이 질문에 솔직히 답을 먼저 하고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코로나19 유행은 한두 달 안에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일 년 이상 유행이 지속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일시정지되어버린 모든 것으로 인해 모두가 겪는 고통이 크다. 이 상황이 빨리 종식되고 코로나19가 없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오는 소식을 보면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원인 미상의 폐렴환자가 27명 발생했다고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을 때만 해도 그저 중국만의 상황이었다. 올해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환자를 검역 단계에서 진단했을 때만 해도 그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31번째 환자가 진단된 2월 18일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그 뒤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코로나19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로 전파돼 큰 유행을 일으켰고, WHO는 3월 12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은 중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도 경험했고, 유럽 각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도 겪고 있다. 이렇게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나라에서는 이동 금지, 군대 투입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도 애초 3주나 개학을 미루었는데, 추가로 개학이 연기되는 유례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또 당장의 큰불은 끈 것처럼 보여도 여전히 불씨는 곳곳에 남아 작은 불을 만들고 있고 그 불씨를 다 없애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2015년 메르스 유행을 기억하는 사람은 코로나19도 메르스처럼 우리나라에서 퇴치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메르스와는 다르다. 오히려 해마다 겨울이면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독감)와 더 비슷하다. 매년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를 퇴치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인플루엔자와 공존하고 있다. 매년 10월이면 전 국민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고 치료약도 개발해 빨리 낫게 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물론 손 씻기와 기침예절을 지키는 것도 같이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인플루엔자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인플루엔자보다 치명률도 더 높고, 현재로서는 예방접종(백신)도 개발되지 않았고, 치료제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전망은 어둡지만 우리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일상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 목표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그래야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사망자를 줄일 수 있다. 100명의 환자가 하루에 생기는 것과 10명씩 10일 동안 나누어 생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한꺼번에 환자가 많이 생기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당뇨, 혈압,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분은 우리 공동체가 함께 보호해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 방역 당국은 그들이 해야 할 조치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개개인의 참여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키고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은 나를 지키고, 우리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다. 일 년 내내 아이들을 학교에 못 보내고 친구도 만나지 말라 하고 집에만 있으라고 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해야 안전한 학교를 만들지 어른들이 고민하고 자원도 대대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오전반 오후반으로 수업을 나누거나, 점심시간을 분리하고, 온라인 수업도 활용해 아이들 간 거리를 어떻게 유지할지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또 오랫동안 지적돼 왔듯 아이들에게 손 씻으라는 말만 하지 말고, 학교에 손 씻을 세면대는 충분히 있는지 비누와 페이퍼 타월은 갖다 두었는지 잘 살펴야 한다. 전 세계가 마주한 코로나19 대유행은 긴 시간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우리 일상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법을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부산대병원 교수·부산시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