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극심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지만, 유치원과 초중고의 학교 문이 한 달가량 굳게 닫혔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당장 학생들의 학습 피해는 현실화했다. 학사 일정에 계속 차질이 빚어지면서 교육 현장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자녀 돌봄에다 학습 관리, 안전 문제까지 떠안은 학부모들이 겪는 고통은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 이 때문에 다음 달 6일 예정된 개학을 실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교육 당국은 고민이 깊어진다.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정부는 이르면 오늘 세 차례 연기한 유치원과 각급 학교의 개학 일정을 발표한다. 추가 연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해외 유입 사례 급증 등 새로운 국면으로 진행된 마당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섣불리 학교 문을 열었다가 학생들 사이에서 집단 감염이라도 발생한다면 그동안 공들인 방역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그것이 몰고올 파장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가정과 지역사회 등이 불가피하게 연결되면서 그 피해 범위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국 시·도교육감과 한 간담회에서 개학의 전제 조건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의 감염위험, 학부모·지역사회·교육계의 공감대, 학교의 방역체계 등 세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학교 안팎의 분위기를 살펴본다면 이들 전제 조건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진 것이 없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규모 집단 감염 발생이 여전하고 유학생 중심의 바이러스 해외 유입도 걱정이다.
개학은 방역 정책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그동안 멈추다시피 한 사회·경제적인 활동이 다시 시작되는 것으로, 전 국민이 동참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식을 뜻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신뢰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시·도교육감이 다음 달 6일 개학에 반대하고, 교사와 학부모들 역시 같은 의견을 보인 이유다. 의사협회도 개학 연기를 권고했다. 학사 일정 등이 아무리 급해도 학교 문을 다시 여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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